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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경영/20대를 위한 세상공부

남을 설득하고, 끌어들이는 것은 분명 일의 하나에 해당된다

by 전경일 2017. 6. 8.

 

남을 설득하고, 끌어들이는 것은 분명 일의 하나에 해당된다

 

의사소통 전문가인 랄프 G. 니콜스 박사는 평소 우리가 말하는 속도는 분당 약 125단어지만 생각하는 속도는 500단어에 이른다고 합니다. 생각은 표현보다 빠른 연산 작용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러고 보면 이 세상에 생각만큼 빠른 게 없는 것도 같습니다. 빨리 생각했다가, 빨리 철회하고 마는 것도 생각이죠. 끈기 없거나,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성 생각은 휘발성도 강합니다. 그래도 생각은 위대합니다. 모든 생각이 행동의 원인이 되며, 사업이 전개되어 가는 방식이기도 하니까요.

 

나와 다른 생각을 대상으로 말로 표현해 상대의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설득과정입니다. 말로 표현되지 않은 부분은 우리 대화중에 훨씬 많습니다. 대화는 말로 표현되는 것에 국한되지만, 사실은 말로 표현되는 것 너머에 훨씬 더 많은 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것을 잡아내는 것이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능력이죠.

말은 그저 소통의 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말이 그런걸 보니, 말에 의존해 온 우리들은 상대방에 대해 그다지 많이 알고 있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직장에서 우리는 수많은 말을 쏟아내고, 사람들과 대화를 합니다.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기대하는 바의 채 10%도 모르면서 말이죠. 그런 이유로 명약관화하게 직장은 타인과의 만남의 장소입니다.

 

직장은 무수한 사람들, 나와 관점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 협의하고 합의를 해 나가는 곳입니다. 생각과 판단이 다른 사람들끼리 모인 곳이다 보니, 합의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설득이 비지니스와 관련되어 있다 보니 기업에서는 이점이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것이죠. 어느 회사나 설득 관련 교육과정도 꽤나 될 것입니다. 여기서 여러분에게 팁으로 들려 드릴 게 있다면 무엇일지 혼자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그걸 들려 드릴까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흔히 누구를 설득할 때엔 몇 가지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첫째는 상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죠. 둘째로는 그런 대화를 통해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상대의 니즈를 파악해 욕구가 풀리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죠. 이런 과정에서 나는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나의 자원을 이용해 상대의 요구를 채워 줌으로써 설득의 장으로 상대를 이끌게 됩니다. 설득은 앞으로 여러분이 직장생활을 하며 한시도 멀리할 수 없는 스킬의 제1조건입니다. 상사, 동료하고의 설득의 자리도 생활과 일의 한 부분입니다. 흔히 누구나 하는 연봉협상도 그 중 하나 아닌가요?

 

설득은 상호간의 인식 작용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설득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가정인 셈이죠. 제 경험상, 상대방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을 통해 자기설득의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설득의 핵심인 것 같더군요. 설득 전 정지작업이랄 수 있는 경청과 대화는 전제조건이 되는 거겠죠. 설득을 유도하는 경청은 상대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게 하고, 상대의 필요를 파악해 설득으로 이어지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잘 듣는 노력 없이 나의 생각을 관철시키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흔히 대화를 가리켜, ‘사람 사이의 가정(假定)을 조심스럽게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탐색과정이 설득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도 이 가정이란 단어에 좀 더 주안점을 두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람과 사물에 대해 우리는 상대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 거라고 가정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설득의 원칙을 알면서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남을 설득하는 데 무척이나 애를 먹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자기의 언어로만 말해 상대에게 아무런 반향도 일으키지 못하는 사람도 허다합니다. 상사와 부하직원간, 동료간 대화가 허공을 맴도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죠. 다른 사람의 언어로 말하는 것은 설득의 핵심이자, 상대방의 숨은 욕구를 불러내 현실화시키는 과정이 됩니다. 설득 이전에 양자 간 감정의 교류가 있어야 하고, 가능한 한 능숙한 대화법을 익히는 것은 큰 도움이 되죠. 여러분의 상위 관리자인 김 과장의 경우는 어떨까요?

 

김 과장은 회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거나, 사업계획을 발표할 때면 식은땀을 줄줄 흘립니다. 긴장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횡설수설하다가 대화의 핵심을 놓쳐 버려 결국 삼천포로 빠지고 맙니다. 주변 동료들하고 회의를 할 때도 마찬가지죠. 발표가 끝나고 나면 항시 후회가 뒤따릅니다. 내가 왜 이렇게 어리버리하지? 잘못됐어도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내지 못합니다.

 

얼마 전 그는 <설득>을 주제로 한 교과 과정을 이수하고 나서야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다른 사람들과 만나 얘기할 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 과장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대화에 임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분명한 이유도 없고, 의욕적으로 상대를 대하지도 않으니까 설득은 점점 더 멀어져 갔습니다. 두번째는, 집중해서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았습니다. 흘려듣다보니 상대도 이런 무관심과 불성실한 태도 앞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더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대화는 형식적으로 치우치게 되는 것이죠. 세번째로는, 알맞은 대화법을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관심사에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에게 다시 관심을 갖게 됩니다. 김 과장의 경우는 사람의 심리는 외면한 채 자기가 얻고자 하는 목적만 내세웠습니다. 당연히 상대가 거부감을 드러낼 게 분명했죠.

 

이런 문제점을 개선코자 김 과장은 경청하기, 상대의 혀로 말하기, 상대의 관심사에 공감하기를 원칙으로 삼아 대화법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그러자 서서히 대화에 능숙해 지며 상대의 빈 곳을 채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당연히 설득의 폭과 깊이가 높아졌습니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를 설득한다고 하면 뛰어난 언변이나, 현란한 수사가 동원되어야 될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듣고, 말하고, 전하는 과정입니다. 그 중에서도 듣기는 요즘 직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합니다. 한번 꼼꼼히 따져보세요. 우리가 하루 중 나누는 얘기에서 필요한 말이 몇 개나 될까. 훈련을 꾸준히 쌓는다면, 우리는 남을 설득하기에 앞서 자신이 먼저 설득되는 놀라운 세계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땐 직장생활은 보다 신명나 질테고, 자신감은 붙고, 일상은 멋져지지 않을까요? 잊지 마세요, 듣는 게 먼저입니다.

 

 

 

 

<직장에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

 

신뢰는 설득의 핵심요소입니다. 나의 견해를 밝히고, 주장을 관철시키고 싶을 때에는 어떤 신뢰부터 얻고 있는지 먼저 자신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겠죠.

 

다져진 인간관계는 설득의 핵심입니다. 설득엔 끈끈한 관계의 법칙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법칙을 잘 활용하면 막힌 일도 술술 풀리게 됩니다. 일과 사람간의 관계, 이 두 개는 사회생활의 핵심 아닐까요?

 

내가 원하는 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습관을 가져 봅시다. 설득의 기본이자, 대원칙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먼저 해주는 것입니다. 누구든 상대에게 조금 주고도 많이 주었다고 생각할 것이고, 많이 받고도 조금 밖에 받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것이 인지상정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주고도, 그가 나와 같이 생각하리라고 여길 필요는 없겠죠. 그러면 최소한 실망하지는 않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로 인해 자기 설득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성공적인 설득은 상대가 내 메시지를 갖고 행동하게 하는데 있습니다. 따라서 나의 사고가 아닌, 그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강제하거나, 거듭 청하지 말고, 그가 따라오도록 그의 필요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상대는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상대도 뭔가 해결하고 싶은 게 있을 테니까요.

 

 

자기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하지 않으면 남을 설득시킬 생각이란 애당초 하지 마세요. 스스로에게 빠져야 합니다. 자가 설득 없이 남들은 쉽게 설득되지 않습니다. 설득은 논리적인 설명만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의, 의욕 같은 것들을 불태워야 남들은 움직입니다. 자기 설득과정은 타인을 움직이는 전초전에 해당됩니다. 먼저 자신을 설득하세요.

 

상대방에게 집중하고 대화의 99퍼센트를 상대방의 관심사에 두세요. 그러면 설득력은 그 만큼 높아집니다. 귀 기울이면 상대는 공략할 곳을 열어 보이게 될 것입니다. 누구도 자신의 허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대화중에 드러납니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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