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보기고 | Posted by 전경일소장 전경일 2018. 6. 6. 12:22

낡음을 깨뜨려 도약의 씨앗을 꺼내라.

낡음을 깨뜨려 도약의 씨앗을 꺼내라.

 

기업은 창업 이후 성장, 성숙, 재구축이라는 일련의 과정에 놓여 있다. 또한 특정 사업은 성숙 이후 재구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장과 추락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포춘50대 기업의 95%가 정체를 경험하였고, 성장과 정체를 반복하면서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람의 몸이 크려면 성장 통을 피할 수 없듯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은 항시 선택의 딜레마에 놓인다. 본업을 강화할 것인가, 신규 사업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 것인가?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인가? 이런 선택지에 따라 위로 치고 올라갈지, 추락될지 결정된다. 만약 기업이 인식의 덫에 갇혀 기존 사업방식만 고수하거나, 이전 수익 방식에나 집착한다면 새로운 기회는 그만큼 멀어질 것이다.

 

혁신기업은 기존의 사업방식과 성공 모델을 분석해 획기적인 사고로 기존 시장을 무너뜨리며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산업내지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는다. 시장 내 강자는 항시 이런 전환적 가치 하에 출현한다. 이 점에서 탁월성의 경영을 이루어 내는 많은 기업들은 이전 혁신에서 재혁신 요소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혁신의 질을 고양해 낸다. 어떤 경우라도 지속혁신만이 지속가능 기업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여기 흥미로운 사례를 하나 들겠다. 앞으로 레미콘 회사는 원래 레미콘 회사의 고유 서비스 방식이었으나 이를 배워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시킨 피자 회사로부터 다시 배워야 할 것 같다. 미국에서 급격히 성장하는 피자 회사 중에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배달 가는 길에서 피자를 굽는(Baking On the Way)”것으로 유명한 줌 피자(Zume Pizza)가 있다. 이들은 레이콘 회사가 시멘트와 물과 모래와 자갈을 섞으며 공사장으로 이동하듯 전용 버스에서 피자를 구우면서 고객의 집으로 배달 간다. 주문 받고 가는 길에 피자가 구워지는 것이다. 이 방식은 레미콘 회사에서 빌려온 혁신적 비즈니스모델이다. 타 산업이 레미콘 회사의 서비스 방식을 변형해 쓰듯 레이콘 회사도 이와 같을 필요 있다.

 

혁신이 탄생하는 핫스팟(Hot Spot)을 타격할 때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이런 기회야말로 혁신가들의 새로운 조망 에서 나온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임직원들의 마인드가 바로 이것이다. 오래전 이탈리아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Saper vedere)”고 했다. 새로운 것을 볼 때 기존 사업 영역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혁신을 이뤄낸다는 의미다. 이 점에서라면 만약 성신양회가 피자 사업에 뛰어든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다.

 

낡은 사유를 타파하는 건 새로운 사업 도메인 확장에 도움을 준다. 현재 수익을 잘 내고 있는 본업에 가장 치명적인 악조건은 역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 주곤 한다. 우리는 그것을 동일본철도회사(東日本鐵道會社, JR East)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사가 찾아낸 새로운 사업은 무엇이었을까?

 

세계에서 가장 큰 철도운송회사 중 하나인 일본 동일본철도회사는 도쿄 북쪽의 산을 관통하는 새로운 탄환열차 선로를 건설하면서 전혀 새로운 사업에 뛰어 들게 되었다. 즉 음료수 사업이었다. 새로운 철로 건설은 많은 터널을 뚫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타니가와(Tanigawa) 산을 관통하는 터널공사를 할 때 난데없이 엄청난 물이 쏟아져 나왔다. 철로와 물은 상극이다. 이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배수시설을 새롭게 설계해 문제를 풀고자 했다.

 

하지만 건설현장의 작업자들 의견은 달랐다. 그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착안했는데, 그것은 바로 배수해 물을 버리는 대신에 그 물을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이미 공사장에서는 작업자들이 그 물을 음료수처럼 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생각 끝에 회사 측에 물을 그냥 흘려버리기 보다는 그것을 받아서 고급 미네랄워터로 상품화시켜 파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오시미즈(Oshimuzu)’라는 상품명으로 그 물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배경이다.

 

그 물은 단기간에 매우 유명해 졌다. 그러자 동일본철도회사는 도쿄와 일본 동부지방에 있는 모든 역 플랫폼에 오시미즈 자동판매기를 설치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특히 광고는 고객들에게 오시미즈를 알리는 핵심 감정을 부각시켰다. 그 물의 근원인 타니가와 산에 덮인 설빙의 무공해성이 강조되었고, 그 빙설의 산의 독특한 지층을 강조해 칼슘, 마그네슘, 칼륨 같은 몸에 좋은 다량의 미네랄을 함유하면서 스며 나오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광고는 대히트했다. 이제 동일본철도회사의 자회사가 된 이 회사는 병이나 20리터들이 용기로 오시미즈를 가정에까지 배달하며, 제품 라인을 냉차, 온차, 커피뿐만 아니라 주스까지 포함해 확장시킬 정도로 성장했다. 전혀 예상치 않는 곳에서, 전혀 다른 종류의 비즈니스가 출현하는 순간을 포착해 사업의 다른 영토를 개척한 것이다. ‘보는 눈이 있어야 하며 낡은 사고를 타파하며 찾아진 새로운 혁신의 순간이었다.

 

기존의 사고와 관행을 뛰어넘으면 다른 방법이 보이고, 전혀 다른 영역이 찾아진다. 석유 탐사도 그런 예에 속한다. 유정 사업은 오랫동안 가치에 대한 인식에서 크게 변화를 겪어왔다. 그런 인식의 변화는 마치 기업들이 본 사업 내부에서 신규 사업을 찾는 것처럼, 기존에 뚫어 놓은 유정에서 새로운 유정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비즈니스에서 기존사업 대() 신사업이란 틀에 박힌 대척점을 무시하고 내부에서 다시 찾는내부 혁신을 이뤄낸 것.

 

텍사스의 유정에서는 기존 업자가 직선으로 시추공을 박아 원유를 뽑아 올린 뒤 떠나면 그곳을 새로 인수한 다른 업체는 다시 사선(斜線)으로 탐침하며 직선식 탐침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미발견 원유를 찾아냈다.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로 폐유정을 바라보고 거기서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이다. 단순히 직선으로 탐침하는 것보다 잠재된 기회와 만나는 면적이 확장된다는 점에서 창조적인 발상으로 인식된다. 이와 같이 해서 석유 산업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력은 풍부한 새 유정이 아니라, 오래된 유정에서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데에서 나왔다. 남들이 버린 잠재 가치에 주목하는 것이다.

 

천연가스에서도 이 같은 예를 찾을 수 있다. 셰일가스는 지하 2~4km에 퇴적된 암석인 셰일 층에 들어있는 천연가스다. 1800년대에 발견되었지만 채굴이 어렵고 경제성이 없어 주목을 끌지 못한 채 방치되어 왔었다. 그러다 수평성 시추 기술이 개발되고 수압을 이용한 혁신적인 파쇄 기술이 등장하면서 채산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파쇄 공법으로 기존에 버려두었던 천연가스를 채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셰일가스 채굴에는 부수적으로 얻는 게 더 있다. 채굴시 셰일 층에 있는 타이트오일이라는 원유도 함께 채굴된 것이다. 기술 혁신이 없던 시장을 만들어 낸 셈이다.

 

혁신은 기존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찾을 때 찾아진다. 기업 재혁신의 조건은 보다 근본적 요인으로 구성원들이 지닌 혁신 마인드에서 나온다. 때문에 직원들이야말로 혁신의 원동력인 것이다. 혁신의 원동력은 지금까지 혁신해 낸 것을 다시 혁신해 내는 것이다. 지난 50년간 기업 수명은 50% 가까이 감소했다. 그럼에도포춘5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살아남는 기업들의 특징은 비즈니스 모델을 또 다시 혁신시킨 데 있었다. 생존한 500대 기업의 절반 이상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했다. 제대로 자라자 않으면 성장 통은 고통만을 야기한다. 하지만 제대로 아프면 훌쩍 커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이야말로 혁신적 사고로 기존의 성공을 뛰어넘어 사업의 새 패러다임을 열어젖힐 결정적인 때이다. 기술 격변의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실천적 방안을 찾을 때 아닐까? 봄은 겨우내 입은 외투를 벗어 던지고 밖으로 나가려는 의지에서부터 시작된다. 바야흐로 혁신이 벌어지는 봄이다. 혁신의 씨앗을 한 움큼 쥐고 대지를 향해 흩뿌릴 때이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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