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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경영/삼국지에서 배우는 경영

[삼국지 일화] 유비의 인재를 구하는 ‘삼고초려’ 경영법

by 전경일 2018. 10. 4.

[삼국지 일화] 유비의 인재를 구하는 삼고초려경영법

 

삼국지세계에서 인재경영을 위한 리더의 태도에 대해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찾는다면 유비의 삼고초려가 될 것이다. 때는 건안 5(200), 유비는 수하에 관우와 장비, 조자룡 등 무예에 출중한 장수는 있었지만 전략가가 없어 큰 정세를 읽어낼 수 없었다. 따라서 병법에 통달하고 천하의 형세를 읽어낼 통찰을 지닌 탁월한 이론지도자가 필요하였다. 유비는 수경선생 사마휘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는 유비에게 와룡과 봉추를 추천한다. 유비는 이들이 제갈량과 방통이란 말을 듣게 되는데, 특히 제갈량은 서서도 영순위로 추천한 인물이었다. 유비는 처음에는 그를 데려 올까 했지만 손수 길을 찾아 나서고자 한다. 그때 장비는 왜 그 따위 촌부를 찾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에 유비가 답하길,

 

유비: 아우는 맹자의 말씀도 못 들었는가? ‘성현을 만남에 도로써 하지 않으면 마치 들어가려고 하면서 문을 닫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공명 선생은 이 세상의 뛰어난 대현인데 어찌 감히 불러온단 말인가?

 

엄동설한에 유비는 관운장과 장비를 대동하고 융중을 향해 길을 나서 마침내 와룡 선생(공명)의 별당에 이른다. 유비는 초당에 올라 예를 갖추며 말했다.

 

유비: 저는 유비라는 사람으로 일찍 선생을 뵙고자 했으나 인연이 닿지 않아 뵈옵지 못했습니다. 전에 서원직 선생께서 천거하시기에 이 곳 선장에 왔었으나 뵙지 못하고 그냥 돌아갔습니다. 이제 눈보라를 무릅쓰고 와서 이렇게 뵙게 되니 실로 천만 다행입니다.

 

그러나 그는 와룡 선생의 아우 되는 균이었다.

 

제갈균: 형님께서는 배를 타고 물을 즐기시기도 하고, 도승을 만나러 산에 오르시기도 하며, 때로는 마을로 내려가시어 친구들과 담소도 하고 거문고도 타시며 바둑을 즐기고 다니시니, 지금 어디에 계신지 알 수 없습니다.

 

유비: 저와 공명 선생은 인연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제가 덕이 모자란 소치인지, 이렇게 두 번씩이나 와도 선생을 뵈옵지 못하는구려.

 

제갈균: 형님이 계시지 않으니 더 계시라고 말씀드릴 수도 없습니다. 형님이 돌아오시면 찾아뵙도록 여쭙겠습니다.

 

유비 일행이 신야에 돌아온 후 어느덧 세월은 흘러 다시 봄이 된 어느 날 유비는 3일간 정성 들여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다시 공명을 찾아가려 했다. 그 말에 관우와 장비는 앞을 막아섰지만, 끝내 융중을 향해 말을 달렸다. 이렇게 해서 세 번째 만에 유비는 공명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세 사람이 장원의 문 앞에 이르니 전의 그 동자가 사립문을 열고 나타났다. 유비가 말했다.

 

유비: 수고스럽지만 유비라는 사람이 선생을 뵈러 왔다고 말씀드려라.

 

동자: 오늘은 선생님이 댁에 계시기는 하지만 지금 별채 초당에서 주무시고 계십니다.

 

유비: 그렇다면 그냥 주무시도록 두어라.

 

유현덕은 관우, 장비를 문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만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동자의 말대로 공명은 초당의 침상 위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유비 일행이 기다린 지 반나절이 지나도록 공명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아우들이 울분에 차 떠드는 소리를 들은 유현덕은 문 밖으로 나가 있으라고 하며 이들을 쫓아냈다.

 

공명은 인기척을 느꼈던지 몸을 뒤척이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마침내 온갖 정성을 다한 끝에 유비는 공명을 만나게 되고, 이를 통해 천하 삼분지계의 대계책을 서로 나누게 되는 것이다. 그때 만약 유비가 감성과 신뢰의 인재경영을 위한 정성을 다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유비는 그저 산적이 되거나 게릴라 부대 따위를 이끈 우두머리 밖에 못되었을 것이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