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경영을 살펴보며, 한 국가의 ‘인프라’와 ‘시스템’ 처럼 보다 구체적이고, 기초ㆍ기반에 해당하는 것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종을 배우는데 왜 이러한 것들이 자주 거론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세종의 경영이 우리 역사상에 있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고, 그 비중만큼이나, 영속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리 영속적인가? 그가 관여했던 수많은 과학과 IT기술의 산물들, 그리고 온갖 학문과 사상 체계 때문인가? 아니면, 경제적 문제 해결과 그에 따른 잉여가치의 확보로 창출된 문예 대 부흥, 즉 세종시대 르네상스 때문인가?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이 모든 것들은 물론 맞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남는 게 있다.
‘한글’이 바로 그것이다. 실로 한 나라의 CEO가 일찍이 문자를 만들어 낸 예는 세계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다. 이건 정말 경탄을 금치 못할 일이다! 하지만 전무후무한 이 업적 때문에 세종이 우리에게 강하게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의 문자 창제가 가져온 사고의 출발이 ‘백성 사랑’에 있기 때문이고, 한글은 이런 사랑의 정신이 농축된 가장 상징적인 발명품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한글’로 의사 표현을 한다. 물론 이 O/S는 지금 심각할 정도로 외래 O/S의 도전을 받고 있다. 한글은 우리 정신의 일부다. 글자가 없던 백성에게 문자를 갖게 한 자부심은 우리만 표하는 세종에 대한 무한한 경의가 아니다. 다음에 인용하는 글은 오히려 백안의 타민족에게 조차 ‘세종’과 ‘한글’이 얼마나 위대하고 자랑스러우며 사랑스러운 것인지 너무나도 잘 드러내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듯 명백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며, 또한 세계 역사상 가장 뛰어난 국가 CEO를 우리가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것인가? 더구나 국가나 기업을 경영하는 뭇 CEO들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실천하고 있을까?
우리는 오랜 시간 이같은 명백한 사실을 너무나도 까마득히 모르고 살아오다가 나라를 잃었을 때에야 문득, 자기 정체성을 깨달고 이를 다시 찾아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일이 다시 벌어져야 우리는 우리 민족의 영혼을 맴도는 세종을 다시 찾을 것인가?
“세종의 업적 중에 가장 존경 받는 것은 한글이다. 현명하고 인자한 왕인 세종은 또한 제도를 확립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논리적이었다. 세종은 이성과 질서에 대한 신념이 있었으며 그의 최고의 창작품인 한글은 이런 원리를 구현한다. 한글의 정화된 우아함과 수학적 일관성 속에서 우리는 인간 세종을 본다. 한글이 독특한 것처럼 세종도 독특하다. 간단하고, 꾸밈없고, 효율적인 한글은 한국인들에게 남긴 세종의 가장 훌륭한 유산이다. 오늘날 한글이 그의 백성의 후손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은 세종에게 바치는 매우 적절한 감사의 표시이다. ”( S. 로버트 램지)
다음은 세종경영 스타일의 특징이다.
* 다방면에 걸친 관심과 지원으로 전체 인프라, 시스템 육성에 힘쓴다.
*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지시하며, 일과 사람에 대해 통찰력을 가진다.
* 수준 높은 기대감을 표명하고, 이를 관리한다.
* 지속적이고 강한 파급력을 갖는 문화 인프라를 구축한다.
* 토론과 그 결과를 중시한다.
*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존재라는 느낌이 들도록 배려한다.
* 명확하게 규정하고, 쉬운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한다.
* 수직적인 사회조직 속에서도 수평적 관계를 중시한다.
* 스스로 조심하고, 근려한다.
[세종으로부터 배우는 경영정신]
* 자신의 노력으로 CEO의 자질과 능력을 새로운 경지로 끌어 올리는데 힘써라. 그것이 당신을 남과 다르게 만든다.
* 불멸의 신화로 남고자 한다면, ‘정신’에 주목하라. 사실 현실적인 모든 성과는 여기서 나오며, 이것이야말로 가장 오래도록 남아, 번영토록 해 준다.
* 자신의 시대를 자기가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하고, 이에 힘을 기울여라. 그러다 보면 시대와 환경은 반드시 당신을 알아볼 것이다.
* 다음 세대의 운명을 바꾸어 버리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만들라. 그것이 ‘영구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것이다.
* ‘근원적인’ 경영에 몰두하라. 그것은 작은 성과에 기반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크고 원대하며, ‘발원(發源)적 경영’을 의미한다. 그것이 당신의 경영을 다른 차원으로 안내한다.
* 자신의 브랜드를 잘 관리하라. 그것은 꿈과 희망, 그리고 그것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해주는 것 등을 포함해야 한다. 당신은 매우 소중한 ‘브랜드’가 될 자격이 있다.
* 자신에게 가장 강력한 파트너는 ‘자기 자신’이다. 이런 생각은 조직 내 평등성을 가져오며, 그리하여 뛰어난 인재들에게 자신을 그 일원이 되겠금 만들어 준다.
* 실로 ‘힘’을 쓸 줄 아는 CEO가 되어라. 당신이 ‘힘’을 쓸 줄 안다는 얘기는 궁극적으로 자기보다 더 강한 ‘힘’을 활용할 줄 안다는 얘기다. 이것이 자기 경영 전략의 ‘탁월성’이 되어야 한다.
* 경영을 물 흐르듯이 전개되도록 하라. ‘지혜로운 경영’은 결코 멈추어 있지 않다.
* 실행이 부드럽게 되겠금 조직 내부에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하라. 절차상 합일은 조직 내 누구도 ‘타인’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 성공적인 리더십은 바로 발전적 전망을 갖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관계’를 만들라. 그것은 스스로 자신이 무엇에 기여해야 하는지 바로 알게 하고, 그 일을 만들어 준다.
* 리더십의 정의는 명쾌하다. 북극성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여러 별들이 그에게로 향하는 것과 같다. 리더십이란 바로 이것이다.
* 다른 무엇도 아닌, 사람에 욕심을 내라. 바다는 물을 거부하지 않으며, 산은 흙을 사양하지 않는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시험해 보라.
* 독자적인 선견성을 부여하는 안목을 키우라. 세상에 대한 응시를 통해 독자적으로 다듬어 가지 않고는 결코 독보적인 우위는 점해지지 않는다.
* 자신이 디뎌야 할 올바른 발걸음과 피해야 할 발걸음을 명확히 구별해 내라. 그것이 당신이 역사에서 배우는 것이다.
* 시작 단계에부터 ‘인프라’와 관련된 것에 신경 쓰라. ‘기초’는 간과될 수 있으므로, ‘기초’에 불과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바로 이 위에서 시작된다.
* 경영자는 자기 자리에서 더 성숙되어야 한다. 이것이 경영자의 자기중심과제이다. 누구도 여기서 한치도 벗어날 수 없다.
* ‘소유’에 대한 태도는 매우 헌신적인 것에서 나와야 한다. ‘헌신’이 진정한 소유의 배경이 되어 주지 않는 다면, 당신은 그 누구의 ‘헌신’도 제대로 얻어내지 못할 것이다.
* 깨달아야 할 분명한 때를 알아라. 너무 늦으면, 당신의 영혼은 사그라 들고 만다.
ⓒ전경일, <창조의 CEO 세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