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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보기고

조직의 사활을 걸고 창조력을 강화하라

by 전경일 2009. 2. 3.
 
김 태홍 과장은 생산 라인에서 근무한지 5년차가 되도록 왜 자신이 그간 충분히 원가 절감을 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개선요인을 찾지 못했는지 의아하기만 했다. 라인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생산 활동을 옛날부터 그래 왔거니 하고 매너리즘에 젖어 생각한 게 문제였다. 선배들로부터 배운 방식을 달리 생각해서 요즘 유행하듯 시스템 엔지니어링 식으로 사고해 보니 접근 방식부터가 달랐다. 회사가 궁극적으로 만들어 내고자 하는 건 ‘고객 가치’라는 생각을 하자, 생산라인에서 벌어지는 프로세스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게 됐고, 달리 생각해 보니 생산원가를 절감하면서도 고객만족은 극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얼마든지 있었다. 요즘 유행하듯 창조적 발상이 가져온 결과였다.


몇 해 전 리콜이 발생한 것도 뒤늦게 살펴보니 라인에서 발생한 극미해 보이던 문제점을 사전 조치만 취했어도 큰 문제로 발전하지는 않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누가 나 대신 하겠거니 하고 떠넘기고, 현장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재했던 까닭에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요즘 회사에서는 품질개선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다 부산이지만, 정작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개선에의 의지가 없을 때에 품질은 물론,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가능성의 문마저 닫혀버리고 만다는 것을 그는 경험적으로 알게 됐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회사는 여러 면에서 창조적 발상을 주문하고 있다. 창조적 사고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고를 통해 시스템, 프로세스의 혁신을 가져오고 이를 통해 창의적 제품과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는 것을 뜻한다. 이는 남을 따라하는 벤치마킹의 수준을 뛰어넘어 혁신의 근간이 되는 원천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면에서 경영의 궁극적인 해법이 되고 있다. 그간 한국사회나 기업은 선진국의 기술이나 제품을 모방하는데 급급해 독창적이고, 유일무이한 가치를 창출해 내는 데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왔다. 그것은 지난 경영 환경이 남을 따라하기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2등 조건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선진국의 기술과 중국의 저가노동력 사이에 너트 크랙커에게 꽉 끼인 호두알 신세가 된 우리 기업의 현주소는 복사와 복제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절박한 현실에 놓이게 됐다.


이제는 앞서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창조적 사고를 하고, 창조조직으로 환골탈퇴하지 않으면 회사의 사운은 풍전등화가 될 처지였다. 김 과장의 생산 라인에서의 혁신 마인드는 이런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늘 하는 대로 하면 이상 없겠지, 내일도 오늘 하는 식으로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만 하다가는 결과는 어쩔지 눈 앞이 아찔했다.


그는 회사에서 혁신 기업의 사례와 왜 창조적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그 이유를 직원 교육을 통해 설명해 주자 그제서야 창조적 과정이란 게 실천하기에 그리 힘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조금만 자신의 분야에서 관심과 개선에의 의지만 보이면 실천 가능한 것이었다. 선배들은 회사 교육에 대해 ‘또 뻔하지 뭐’ ,‘ 대충 이수나 하고 교육점수나 받지 뭐’ 하고 생각하는 모양이었으나, 김 과장은 자신의 시간이나 일에서 그처럼 무책임하고 안일하게 소모적으로 임하고 싶지 않았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최고가 되지 않고 어디서 최고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그를 엄습해 왔다. 뛰어난 능력은 회사에서도 바라는 인재상일 터이고, 무엇보다 자신의 값어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실제로도 임원들을 잘 살펴보면, 능력 없이 올라간 사람들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는 걸 그는 그간 모셔온 상사들의 명암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었다.

 
개인이 지닌 경쟁력이 조직의 경쟁력이 되고, 이것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선도할 때 1등 기업, 초우량 기업이 된다는 것을 김 과장은 누구보다 잘 이해하게 됐다. 과거와는 다른 시각으로 사물과 일을 바라보고, 일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과정이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리고 먼저 정상을 딛게 만드는 힘이라는 것도 자명했다. 김 과장은 개선 마인드를 ‘또 다른 귀찮은 교육’정도로 치부하는 선배들을 설득하다 못해 스스로 현장력을 강화한 끝에 원가절감의 오랜 숙제를 풀 수 있게 된 것에 큰 자부심이 생겼다. 선배들은 알아주지 않았지만, 동료들, 후배들과 함께 자신이 찾아낸 방법을 개선해 나가는 즐거움은 무엇보다 컸다.


그런 차원에서 창조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생산 전 과정에 대한 요구분석을 들어가 봤다. 그러자 불필요한 프로세스, 중복되는 수명업무, 커뮤니케이션의 병목현상으로 의한 라인 지체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김 과장은 이를 리스트 업해서 해당 부서와 상사들을 찾아다니며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구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던가? 처음에는 ‘쓸데없이 튀는 직원’으로 낙인찍혔던 김과장은 라인에서 개선 효과가 숫자로 속속 드러나자 선배, 상사들은 물론 전사에서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김과장은 홀로 혁신하는 것이 아닌, 많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무엇보다 좋았고, 혁신 마인드를 창조마인드로, 현재의 문제점 개선을 창의와 창조적 결과물로 전환하는 일에 적극 투신하고 있었다.


“창조적으로 생각하면, 회사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그건 경영상 이득만 있는 게 아닙니다. 제 자신이 뿌듯해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게 되죠. 긍정 호르몬이 솟구치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건 뭘로도 계산할 수 없는 가장 큰 재산 중 하나죠. 창조적 마인드는 결코 줄지 않는 우물과 같죠.”


는 요즘 라인에서의 효과성을 증대하는 일 말고도 부쩍 사내 창의력 증진 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있다. 자신의 개선점을 창조적 문제해결로 발전시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창조하는 조직은 진화하죠. 진화하는 조직의 경쟁력을 따라잡을 경쟁사란 없어 보여요. 이미 경쟁의 방식을 달리했기 때문이죠. 우리 회사도 지금 똑 같습니다.” 그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하는 말이다.

 

   <창조성을 높이는 방법>


   창조성은 바퀴와 같다. 한번 만들어 내면 계속 굴릴 수 있고 다른 바퀴로 대체할 수도 있다. 창조성은 현재와 미래의 대화 속에서 혁신적 사고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창조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엔 무엇이 있을까? 여기 몇 가지를 소개한다.


적극적이고, 동정적이며, 신념에서 무엇보다 강하라

창조성이 높은 사람들은 놀랍게도 모든 가능성을 조합하고 통합해서 좋은 방향, 더 나은 방법을 찾는다. 회사 내 크고 작은 기존의 업무에서 ‘현재보다 나은(better then now)' 요인을 찾아내 보라. 뭔가 반드시 보일 것이다.


향상성을 체화시켜라

매일 매일 1 센티미터라도 향상시키려고 애써라. 그것은 습관이 되어 모든 면에 반영될 것이다. 개인의 습관, 일하는 방식, 동료들과의 관계, 사고의 축 모든 면에서 조금씩 진전을 이루라. 쌓이고 쌓여 엄청난 결과를 이뤄낼 것이다.


무엇을 창조하겠다는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어라

무엇을 발견(발명)하겠다는 목적의식을 가지면 매사를 허투루 보지 않는다. 찾아내고자 하는 것을 향해 관심과 시간, 노력의 나침반을 맞춰라. 발견의 순간을 불현듯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실패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두려워하지도 말라

생각하는 것 자체로 실패란 없다. 실행과정에서의 실패는 만회하면 된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새롭게 생각하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해 보라.


몰입하라, 몰입하고, 또 몰입하라

창조적인 사람은 몸과 마음을 일에 집중한다. 늘 뭔가에 열중하여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몰두인재, 몰입조직이 일낸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겨라

일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라. 창조력을 개발하고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즐기는 것’이다. 즐기는 놈을 따라 잡을 놈은 없다. 발명과 발견의 역사가 이를 잘 입증해 준다. 

ⓒ전경일, <드림파트너>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