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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살이 이야기

강릉 바우길을 갔다 왔습니다.

강릉 바우길을 갔다 왔습니다. 요즘엔 지방마다 올레길처럼 숨은 길을 개발해 내더군요. 지역 사람들이 개발한 길이라는데, 산을 타는 것이라기보다는 걷는 길(등산용어로는 워킹(Walking)이라고 하지요)이 이어지더군요. 솦밭도 보이고, 바위 틈새를 비집고 나와 자신을 막아섰던 바위마저 갈라버린 역전의 소나무도 보고,  불탄 숭례문 복원에 쓰인 장송들이 베어진 자리에 언젠가의 쓰임새를 위해 예약된 낙낙장송들이 늘어서 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베기 전에 저렇게 예의를 표하고, "어명을 받으시오!"한 다음 베어야 나무도 순순히 목을 내어 준다고 하더군요. 몇 십년에서 근 700년 된 나무들을 베어낼 때에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겠더군요. 산 너머로 대관령 풍차도 보이고, 숲길은 계속이어지고... 아래에 내려오니 이제 모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 가더군요. 한여름 지나면 아이들처럼 순식간에 자라나 알곡과 볏단으로 남을 저 생장의 힘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여름 숲길 한번 천천히 걸어보세요. 조용히, 혼자나 단 둘이... 요즘엔 국지성 호우로 비도 흠뻑 맞기도 하고.

ⓒ전경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