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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관리/기업위기관리 / 레드 플래그(Red Flag)

태풍 위기관리 능력

제12법칙: ‘언제나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복제’의 법칙

 

-해마다 되풀이 되는 같은 위험을 넘기고도 다음 해에도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름이면 한반도에 몰아치는 태풍과 그 피해는 오랫동안 겪어온 재난의 유형이며, 이에 대한 대책은 해마다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다분히 인재에 적잖은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풍 ‘루사’와 ‘매미’는 이에 대한 적절한 예에 해당될 것이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태풍의 영향권 내에 있다. 어쩌다 운이 좋아 피해 간다고 해도 그것은 요행수일 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은 바꿀 수 있는 변수가 아닌, 상수에 해당된다. 태풍은 매년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자연현상이지만, 우리에게는 재난으로 다가온다. 피해액도 막심하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으로 사망한 사람만 대략 1만 명에 이른다. 어떤 자연재해보다도 가장 큰 재난을 몰고 오고 있는 것이다. 2002에서 2003년 사이 1년간 한반도를 휩쓴 태풍 ‘루사’와 ‘매미’의 피해액은 가히 천문학적 액수에 달했다.

 

2002년 제15호 태풍인 ‘루사’는 8월 23일 9시경 북태평양 괌섬 동북쪽 약 1,800킬로미터 부근 해상에서 열대폭풍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루사’는 서~서북진을 거듭하다가 일본 가고시마 남쪽 해상을 지나 고흥반도 남쪽 해안을 직상륙하여 한반도 내륙으로 북동진한다. ‘루사’는 과거 한반도에 상륙한 유사태풍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강력한 태풍으로 끝까지 세력을 유지하였고, 무엇보다도 ‘태풍의 눈’이 뚜렷했다.

 

‘루사’는 8월 31일과 9월 1일 사이 한반도의 중부지방을 톱으로 썰듯 관통하며 단 이틀 만에 사상 최고의 피해를 끼쳤다. 강원도 강릉 지역은 하루에 898mm 폭우가 쏟아져 도심 전체가 물에 잠겼다. 삼척은 연평균 강수량(1,294mm)의 63퍼센트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강우량을 보였고, 4시간 이상 지속된 시간당 45mm 집중호우가 수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루사’의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사망 및 실종이 246명, 재산피해액만 5조1,479억 원이라는 엄청난 피해액을 남겼다. 초강력 자연재해였던 것이다. 특히 강원도 영동지방의 피해가 막심했다. 그 원인은 태풍이 북상하는 가운데 강원도 영동지방의 주변 기압장이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저온 다습한 동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자 습윤 지역이 강화되고, 상공 1.5킬로미터 등압면 부근의 하층대기는 매우 불안정했다. 이때 상층의 강한 제트 기류가 북한 지방을 지나며 동해북부 해상은 태풍의 입구에 위치하여 지상 기압계 발달을 유도했다. 또한 강원도 영동지방은 태풍의 우측 반원에 위치하여 열대해상에서 수송된 고온 다습한 남동 계열의 불안정한 대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강한 강수에코를 지속적으로 발생시켰다.

 

이듬해인 2003년 몰아닥친 ‘매미’도 ‘루사’ 못지않게 대단한 위력을 떨쳤다. 9월 6일 괌섬 북서쪽 약 40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느린 속도로 북서진하다가 열대폭풍에서 중심부근 초속 41m의 태풍으로 발달한 제14호 태풍 ‘매미’는 11일 오후에 방향을 북쪽으로 바꾸며 빠르게 북상하기 시작했다. 6일후인 9월 12일에 제주도 서귀포시 남동쪽에서 시속 40km의 속도로 접근해 마침내 한반도에 상륙하게 된다.

 

13일에서 12일 이틀 동안 약 7시간가량 한반도에 머물면서 ‘매미’는 경남일대를 강타하며 131명의 사상자와 4조 7,81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매미’는 ‘루사’가 지나간 다음 해 한반도에 다시 찾아온 강력한 태풍이었다. 바람의 영향도 거세기만 했다.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60m였다. 강풍과 호우가 몰아치며 해안가에서는 파고가 높아져 부산항의 경우에는 대형 크레인이 붕괴되고 선박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매미’의 피해가 가중된 것은 2004년 당시 남해상의 수온이 약 28℃ 가량 높아져 있는 상태여서 태풍이 북상하면서 따뜻한 수증기를 공급받아 세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2007년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해수면의 온도는 더욱 상승하고 있어 태풍 발생 시 상승작용의 가능성은 앞으로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여름이면 상시적인 태풍의 래드 플래그가 띄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태풍의 진로를 예측해 미리 대비할 수는 없는 걸까? 해마다 치루는 연례행사를 피해나갈 방법은 과연 없는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요즘같이 과학이 발전한 시대에는 태풍이 언제쯤 발생해 언제 한반도에 상륙할지 예측가능하다. ‘매미’의 경우에는 상륙하는데 꼬박 6일이 걸렸다. 이처럼 예측 가능하고, 한반도에 도달할 때가지 여유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을 수 있는 피해조차 번번이 놓치고 있는 이유는 무어일까? 위기에 대한 사전 학습이 해마다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똑같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누구나 알듯 태풍은 자연재해지만, ‘루사’의 경우에는 인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마다 닥치는 피해에 대해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피해감소대책을 구조적으로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책은 늘 신통찮다. 피해 자체를 없애지는 못해도, 그것을 얼마든지 줄일 수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위적 피해 요인을 살펴보자면, 무분별한 도로건설로 인해 절개된 산은 태풍에 쉽게 무너지고 그로인해 하천은 더욱 범람한다. 태풍 전의 안전한 공사 마무리가 미흡한 것도 사실이지만, 제도적인 면에서 절개지 관련 규정과 하천정비가 오히려 산사태를 유발하고 하천범람을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자연재해의 피해에는 인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산사태를 유발하는 ‘절개지 규정’을 살펴보면 인위적 요소가 얼마나 개입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산을 깎아 도로를 만들 때 바위의 위치와 결ㆍ상태와 상관없이 획일적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절개지(切開地) 규정’은 자연 상태와 무관하게 일정하게 63도 경사각을 유지하도록 규정화 되어 있다. 지형의 특성이나 지역상황을 고려해 융통성 있게 규정이 적용되는 게 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획일적으로 이루어진다. ‘루사’가 불러일으킨 인명피해의 발생 원인은 산사태에 의한 것이 가장 높다. 특히 산불 발생지역은 산불이 발생하지 않는 지역에 비해 많은 산사태가 발생해 집중 호우의 타켓이 된다. 이는 물론 과도한 토사와 유목(流木)이 하천에 유입되어 호수 피해를 가중시킨 결과이다. 특히 삼척지역은 2000년 4월 7일에서 15일까지 9일간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연약해진 지반과 지지력을 상실한 토층의 표층부가 하류로 흘러내려가면서 더욱 피해가 확대되었다.

 

2002년 8월 31일. 강릉시 왕산면 35번 국도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차량 10여대가 매몰되고 구조작업에 나선 경찰관 63명이 고립된 것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태풍 ‘루사’의 피해액은 심각했다. 국토의 동맥인 경부선․영동선․태백선․정선선․함백선 등 주요 철도망이 파괴됐고, 경부․영동․동해 고속도로가 마비됐으며, 경부고속도로는 70년 완공 이래 처음으로 불통되었다. 강릉 지역은 산사태와 토사유입으로 도로를 따라 매설된 케이블이 끊기면서 유무선 통신망이 완전히 끊겨 버렸다. 1만여 개의 전봇대가 파괴되거나 유실되었고 영동화력발전소는 가동이 중단됐다. 전국 125만여 가구가 정전사태를 겪어 이로 인해 130여억 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또한 국가주요시설인 울진원전 취수용 배관과 경남 마산과 충북 영동의 도시가스 배관이 노출됐고, LPG충전소도 3곳이나 침수됐다.

 

하천 범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하천 범람의 주요 원인도 따지고 보면 지형의 특징을 무시한 공사 때문이었다. 공사에 용이한 방향으로 하천이 정비되다보니 자연 상태의 물길이 인위적으로 뒤틀어지고, 그로인해 피해를 가중시켰다. 솟구치던 물길은 편의대로 쌓아올린 제방을 밀어내고, 거침없이 휘몰아쳤다. 여기엔 산림훼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통수로가 과다 수량과 토사의 하천 유입으로 기능을 잃어버리면서 피해가 더욱 가중되었다. 이러한 통수기능 부족의 원인은 하천부지를 좀 더 이용하려는 둔치설치, 도로의 개설, 하천부지의 농경지화 등으로 인해 하천부지가 축소된 탓이었다.

 

바다 매립도 하나의 이유이다. ‘매미’로 인해 경남 마산시 해운동 일대가 해일 피해를 입었는데, 그 원인은 무분별하게 추진된 바다 매립의 결과였다. 마산항 매립지의 침수 가능성은 이미 96년 감사원 조사 때 지적됐지만, 이것은 무시되었다.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적인 것이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피해는 최소화 될 수 있다. 무관심과 소홀로 방치해 버리는 것과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행동에 옮기는 것 사이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위기관리의 내용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태풍 ‘매미’는 ‘루사’가 할퀴고 간 다음해 한반도에 들이닥쳤다. 그런데 1년 지난 다음에도 재난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 같은 경고는 지방자치단체와 담당 공무원들에게 어떠한 각성도 주지 못했다. 재난의 경고는 여러 군데에서 흘러 나왔다. 오래전부터 래드 플래그가 발동된 상태였지만, 시간은 흘러 다시 풍수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한 예로 기상청에서는 비교적 정확하게 태풍의 진로를 분석해 주었고, 피해에 대한 대비와 경고를 내보냈다. 특히, 국립방재연구소 해일연구팀은 해일에 의한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사전에 경고했다. 경남 해안지역의 경우 1959년의 태풍 ‘사라’때부터 ‘셀마’, ‘루사’ 모두 해일 피해를 겪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 들 지역도 ‘루사’가 피해를 입혔던 제방이 다음해에 ‘매미’가 몰아닥쳤을 때 똑 같이 피해가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원인은 배수시설과 관련되어 있다. 고성군 북천 하류부의 경우에는 태풍 ‘루사’ 때 유실됐던 제방을 복구하기 위해 본류와 합류되는 지점에 2련 박스 암거를 설치하였는데, 이 시설들은 ‘매미’때 또 다시 유실되었다. 이것은 분명 설계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심각한 것은 당초 실시설계 보고서상에는 2련 박스 암거가 설계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나마 시공과정에서 소하천의 유입통로가 없는 것을 발견한 현장소장이 발주처와 설계변경을 하여 설치했기에 그나마 나았다.

 

이처럼 똑같은 징후에 똑같은 경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났으나, 결과는 매번 같은 일이 반복된다. 매년 되풀이되는 피해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유형의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재해대비계획과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대형재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재난방지 예산이 예산편성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리고 있는 것은 인재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

 

재난에 대한 예방과 대비에 드는 예산은 피해복구액보다 훨씬 덜 들지만, 닥친 다음에야 조치를 취하게 된다. 래드 플래그를 무시한 결과는 엄청난 대가를 가져왔다. 예컨대, ‘루사’에 의한 피해복구비만 따져도 7조 1,778억 원이나 되었다. 엄청난 인명과 재산 손실이 발생하고 난 다음에 피해복구비를 집행하는 것보다,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을 위한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좀처럼 지켜지지 않고 있다.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적인 자연현상이지만 철저히 대비만 한다면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태풍 ‘루사’와 ‘매미’는 사전대비에서 제외됐다. 래드 플래그를 경고신호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어느 조직이건 그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시지프스처럼 밤새도록 고통스러웠으나, 아침이 되면 그 일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는 마는 자에게는 재앙은 가장 적절한 공격대상이 될 것이다.

 

 

<태풍으로부터 얻는 교훈>

 

주기적인 자연 현상인 자연 재해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쉽게 망각되고 마는 이유는 무엇인가? 거대한 자연 현상인 태풍 자체가 지닌 파괴력으로 인해 그것에 맞서기보다는, 대비ㆍ대피하는 것이 자연의 래드 플래그에 대한 인간이 대비책이라는 주장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는? 태풍의 발생에서부터 이동 경로까지 추적 가능한 오늘날에도 피해가 적잖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것은 자연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인간이 대응 가능한 형태의 래드 플래그로 발동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재해이다. 자연재해를 증폭시키는 인간의 활동엔 무엇이 있을까? 태풍 ‘루사’와 ‘매미’의 경우를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태풍 피해에 대해 응급복구방식이 아닌, 장기적이고 항구적인 복구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적은 예산과 장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항구적인 대책은 요원하다. 더구나 임야가 72퍼센트를 차지하는 강원도 지역의 경우, 지형 구조상 곡선화 되어 있는 도로, 하천의 수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직선화 작업이 필요하다. 또, 현지 실정에 맞게 환경불럭, 돌망태, 돌붙임, 석축 등의 공법을 적용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도시지역의 면적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 배수시설, 저류시설, 지하침투시설 등 홍수방지수단 마련도 절대적이다. 도시개발에 따른 체계적인 홍수방어 대책이 병행될 때 도시지역 침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향후 치수(治水)에 대한 원칙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태풍은 집중호우를 동반하는 특징을 가진 태풍이어서 사전에 위험이 경고되지만, 현장위주의의 즉각적이고 시기적절한 대응은 미흡했다. 또한 대책본부의 근무조별 활동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각 부서별 업무 처리 수준에 머물러 재해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산사태 위험예상지역 거주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미리 대피 권고를 했다면, 인명피해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매미’의 경우에도 이미 마산지역에는 해일에 의한 침수피해가 예견됐으나, 이 지역에 대한 경고 및 대피 방송은 없었다. 피해가 가중된 이유는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재난방송에도 문제가 많았다. 태풍 ‘루사’가 전국을 강타하는 동안 지상파 방송은 뉴스특보를 편성하는 등 이틀 동안 평소보다 2~3시간 늘려서 태풍피해를 보도했으나, 주말 낮 시간대 드라마 재방송을 그대로 내보내는 등 본격적인 재해방송의 편성에 소홀했다. 더구나 방송사들은 간추린 종합보도와 피해보도로 일관했지 대피절차, 대처요령 등 태풍의 시간별 규모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알려주는 정보성 보도에는 소극적이었다.

 

-태풍의 천문학적인 피해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법 규정이 없었다. 정부는 급히 「자연재해대책법」을 개정해 제62조 2항의 ‘특별재해지역’을 신설했다. 뒷북치는 법 입안, 탁상행정이었다. 이와 더불어 정부 내 분산된 재난관리 시스템에도 문제가 많았다. 13개 부처가 업무를 나눠 맡고 있어서 일사불란하게 피해상황을 집계하기 어려웠던 점은 이를 잘 증명해 준다. 또한 비상연락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피해접수도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시ㆍ군 방재계에는 기술직 직원 2~3명이 근무하는 정도여서 사고현장에 나가 정확한 조사를 한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해당 공무원들의 비전문성도 문제였지만, 기술관료 자리에 행정 관료가 해당업무를 맡고 있는 조직운용도 재난 대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 ‘루사’ 복구 때 강원도의 수해복구 지침은 ‘강원도형 개량복구‘였다. 이것은 친환경적 항구복구로 해석할 수 있다. 설계조건도 대폭 강화되어 지방 1, 2급 하천의 경우에는 100년, 소하천의 경우에는 50년 이상의 빈도를 가진 강우가 발생하더라도 안전한 설계로 시공되었다. 이점은 그나마 향후 태풍 대비책으로서 유연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위기 상황에 처해 현장상황파악, 실시간 대응, 응급조치 등에서의 권한이 부여되지 않는다면,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래드 플래그 제12법칙: 고통스러울 때만 결심하고 마는 시지프스의 후회의 법칙

 

-한반도를 강타한 두 개의 대형 태풍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자연 재해를 줄일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ㆍ의식상의 한계로 말미암아 재난이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늘 같은 위기를 넘기고도 똑같은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 내 개선되지 않는 문제점을 보고 있는 듯하다. 우리 조직에 이 같은 문제를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징후 예측과 위험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들 >

 

-기업이 생산 현장에서의 불량품 양산, 고객 불만의 접수, 불합리한 프로세스에 대한 대책 마련 소홀 등 래드 플래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재난 앞에 대책없이 노출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요는 경영상의 방심과 매너리즘이 피해를 키운다는 것이다. 자연계나 경영상에 있어서 거의 동일한 현상은 래드 플래그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는 점이다. 래드 플래그가 주기적으로 발동되는 식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같은 결과가 발생하는 것은 문제 아닐까? 경영에서의 가장 본능적인 원칙은 감지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점이다. 경영의 가장 일반적이고, 중요한 법칙이 이것이다.

 

- 어떤 조직이든 늘 같은 문제에 노출되고, 그로 인해 쓰디쓴 대가를 지속적으로 지불해야한다면, 이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은 물론이고, 기업 전반에 더 큰 위기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판단,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개선에의 노력 등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오늘날 경영자들과 많은 관리자들은 이런 질문에 뚜렷한 해답을 내 놓아야 한다. 이런 준비는 계기판과 같아서, 위기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참고자료>

김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