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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보기고

[광복 70 주년 8.15 특집] 일본 정한론(征韓論) 배경과 안중근 <동양평화론>의 실천적 의미(1)

by 전경일 2015. 8. 3.

본 고는 내가 지난 달 <일본 정한론(征韓論) 배경과 안중근 <동양평화론>의 실천적 의미 - 일본의 재(再)군사화를 기미(羈靡)하는 동아시아국가 연대 방안을 제안하며->라는 제법 긴 제목을 갖고 발표한 글을 전재한 것이다. 일본 극우주의의 팽배와 국내 친일세력의 부왜적(附倭) 성향이 강화되는 시기, 8.15 특집으로 본 인문경영연구소에서는 일본 정한론자들의 역사적 전개과정, 주장 및 연혁과, 그에 맞서 투쟁한 사상가이자, 20세기초 지구상 가장 선구적인 반제국주의 투쟁을 표방한 인물로 실천하는 평화주의자였던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이 지닌 숙제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원고는 몇 회에 걸쳐 분재한다.

 

 

 

일본 정한론(征韓論) 배경과 안중근 <동양평화론>의 실천적 의미

- 일본의 재()군사화를 기미(羈靡)하는 동아시아국가 연대 방안을 제안하며-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장

 

서언: ·일관계사와 일본의 침략 역사

 

역사는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실천적 교훈을 얻는다. 일시적 분()에 사로잡히거나, 상대의 존재를 부정하고 외면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쓰디쓴 자기비판만이 냉혹한 역사 현장에서 살아남는 조건이다. 한반도사의 최대 위기였던 임진왜란과 을사늑약 이후 기나긴 어둠에 들어간 한국민의 피지배사는 이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오늘날 한·일 관계의 현주소도 오랜 과거의 침략-피침사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며 현 국면에 이르고 있다. 작금의 한반도 주변 정세를 살펴보면, 구한말은 물론 가까운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 시점들과 견주어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유사 상황은 반복성을 띠고 있다. 우리의 처지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침탈 의도가 조금도 달라지 않은 걸 뜻한다. 한반도가 처한 현실은 이렇듯 누란지세에 있다. 역사로부터 배우려는 까닭도 여기 있다.

 

근세 이전 조선에 대해 반성하자면, 조선은 임진왜란을 겪었지만, 그 후 300년을 고스란히 공상 속에서 위안 받고, 주관적 우월성에 빠진 탓에 구한말 병합의 비극을 맞이했다. 임란 이후 조선 사대부들은 실제 외침을 당했지만 심리적으로는 우리가 이긴 전쟁이라는 의식이 팽배했다. 일본을 얕잡아 보려는 오만한 아전인수식 사고가 근대 들어 무방비 상태로 왜의 침략을 다시 맞게 된 배경이 되었음은 불문가지다. 당대 사대부들의 자기 위안식 대일(對日) 인식관은 오늘날 한국민들의 그것과 견주어 보아 별반 달라진 바 없다. 역사의 반복성이 여기 있다. 절치부심의 노력이 없으면 뼈아픈 과거사는 가까운 미래의 다급한 사정이 될 수 있다

 

역사 굴절로 인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것은 무엇인가? ‘독도 문제위안부·강제징용자 문제등 한국사의 제문제들은 당대인은 물론 후세에게 치명적인 짐으로 남게 됐다. 한국사의 주요 모순이 단절되지 못하고 지속되며 역사와 미래 조건을 짓누르고 있다. 이런 중에 우리의 대일(對日)대응책 또한 답보에 놓여있다. 최근 일본의 전방위적 외교 성과로 군함도를 유네스코에 등재시킨 역사의 비()정의성은 우리의 답보적 대응방식이 어떤 후과를 가져오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점은 다른 한편 일본으로 봐서는 지속적으로 기도해 온 침구의 현재성결과이다. 침략적 책동은 앞으로도 더욱 노골화될 것이다

 

산적한 난제들은 별로 해결될 기미가 없다. 따라서 현재의 미완의 숙제들은 미래 한국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기서 얘기하는 미래 한국 역사란 추상적인 그 무엇이 아닌 앞으로 한반도에서 살아갈 후손들이 짊어질 생존 조건을 뜻한다. 대단히 우려스럽기만 하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은 우리 내부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나, 내부조건은 탐탁치 않다. 우리 내부를 살펴보면, 해방 이래 들어선 친일·친미 정권 속성상 강대국의 기미 책략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또한 강대국들에 의해 부식되어 온 현대사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모든 면에서 외세의 간여가 자연스러운 것으로까지 수용되는 한국민의 정신 자세는 이미 혼을 잃은 민족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말 그대로 민족혼은 그 기상을 잃고 있다.

 

더불어 정부의 대응 방식 또한 국제 문제에 있어 현상 유지를 최대의 희망사항으로 여길 만큼 무기력과 무능의 극단을 보이고 있다. 그간 무슨 유효성 있는 대책이나 외교적 성과라도 있어왔는가? 내세울 게 없다. 계속 수세적이다. 정부 외교라인에선 한·일간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걸 최대의 희구 사항으로 여긴다. 관료 집단의 병폐가 골수에까지 뻗쳐 있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걸 상대국도 원하는 게 아닌 바에야, 이런 수동적 태도야말로 가장 어리석고 안이하기 그지없는 태도다.

 

역대 정부가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것은 실상 대외 의존적 정권의 속성에서 나온다. 이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역사 전쟁에서의 수세적 입지가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 연암 박지원이 조선은 싸우지 않고도 국토가 자연히 줄어들었다고고 일갈 하였던 것을 오늘날 외교 문제에 접목해 봐도 결코 틀리지 않다. 그럼에도 안타깝게도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조차도 버거운 형국이다.

 

이 중대시기, 일본은 역사 왜곡에 이어 미·일 합작으로 군국주의 패권화와 재무장으로 본격 나서며 한반도 미래에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 봐야 할 점이 바로 이것이다. 주의와 경계의 노력은 역사적 사실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적 요구면에서 더 크다.

 

전자를 보자. 오늘날 일본의 침략성은 일제 군국주의에 기초하고 있고, 일합방과 임진왜란, 그리고 근 1620년간 이어진 900여회에 달하는 한반도 침구 역사와 연결되어 있다. ·일간 뿌리 깊은 침략적 악성 종근(種根)은 지금에까지 이어져오고 있으며, 작금의 일본의 극우화와 맞닿아 있다. 우리 역사의 모든 면에 지워지지 않는 침략의 흔적으로, 뇌리에 박힌 민족의 고난사로 남아 있는 고통의 진앙지는 일본의 반()인간적 팽창주의에 기인한다.

 

일본의 한반도 침략의 뿌리를 찾아 들어가 보면 그 시원은 일본 왜구와 일본인의 왜구적 근성과 관련된다. 오랜 시간 한반도를 비롯한 동남아 침탈의 역사가 현대에 들어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진 것이다. 앞으로 후술할 바이나, 역사적으로 오랜 왜구의 동남아 국가 침략사가 끝내 태평양 전쟁 시기 일본이 침략한 지역들과, 위안소 설치 지역과 겹친다는 점은 일본 침구의 그 연원을 뚜렷이 알게 한다. 이 점에서 일본의 침략 논리 및 방식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에 의한 한반도 침략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것을 여기서는 일본에 의한 ()한반도 주기 침략설과 재침론 ()침략 논리의 전개과정과 영구황토화 계획설 ()한반도 지속 전장설 등으로 구분해 보고자 한다. 우선 여기선 그 전반을 다뤄 보고 본 논고의 주제인 [안중근 <동양평화론>21세기적 의미를 일본 극우주의 준동을 기미(羈靡)하는 동아시아국가 연대 방안] 차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인문경영연구소, 전경일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