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말: 일본 군국주의 제어와 안중근 <동화평화론>의 실천적 대안
동북아 현실에서 한반도는 늘 긴장의 정중앙에 놓여 있다. 한·중·일 3국은 오랜 역사에 걸쳐 서로 얽히고설키며 뿌리 깊은 약육강식의 관계망을 형성해 왔다. 또한 이해국간 상반된 흐름 속에서 새롭게 국제 질서를 지속적으로 재편해 왔다.
역사엔 뚜렷한 두 가지 명제가 있다. 항시 반복적이라는 점과, 대비하는 자에게나 생존에의 길이 열린다는 점이다.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 요인을 살펴보면, 우리의 분단에서 오는 약체(弱體)로, 일·미·중 3국은 한반도를 기미(羈縻)하여 막대한 이득을 보고 있다. 상대의 코에 굴레를 씌우고 재갈을 물리는 이 정책은 한반도를 살아가는 주역들의 고삐를 비끌어 맴으로써 동북아 질서를 주변국 중심으로 끌고 가려는 책략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제한 없는’ 침탈 욕구는 우리가 이 같은 재갈을 끊고 나오기에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현재 실타래처럼 꼬인 동북아 정세는 세계패권주의와 맞물리면서 우리의 처지를 더욱 곤경에 처하게 하고 있다. 현상태를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실 인식과 각성이 뒤따라야 한다. 한반도 피탈(被奪)의 역사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의 21세기 의미를 살펴보는 것은 다 이 때문이다.
국제관계는 우리의 역량이 있을 때, 진정한 선린교류와 평화의 조건이 마련된다. 한민족은 특히 이 점을 뼛속 깊이 각성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참회를 통해 스스로 21세기 평화 선린의 관계를 열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일본민은 과거 군국주의가 일본국민들에게 말 못할 불행을 가져왔다는 점을 인식하고, 일본 내 극우주의 팽창을 저지하여야 한다. 일본 내 극단주의는 일본 내부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들의 불행의 전조가 되고 있다. 일본 극우주의를 머리를 누르는 일이야말로 궁극적으로는 일본인들과 주변 국가 인민들의 행복을 보장하는 전제 조건이 된다.
일본의 군사 재무장화와 재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미래를 예시하는 역사적 통찰력은 한․일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줄 것으로 믿는다. 105년 전 여순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한 안의사가 희구한 바도 이것이다.
본 소고의 끝으로, 현재 보물 제569-5호로 지정되어 있는, <동양평화론>의 대체를 밝힌 안의사의 마지막 유묵에 쓰인 글씨 한 점을 살펴보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東洋大勢思杳玄 有志男兒 豈安眠和局未成猶慷慨政 略不改眞可憐
동양대세 생각하매 아득하고 어둡거니 뜻 있는 사나이 편한 잠을 어이 자리, 평화시국 못 이룸이 이리도 슬픈지고 정략(침략전쟁)을 고치지 않으니 참 가엾도다.
오늘날의 형세가 이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주요 참고 자료
1) 전경일, 『남왜공정』, 다빈치북스, 2011. 졸저는 일본의 조선 침략을 주도한 왜구사의 결정판으로 왜구를 통한 한·일관계사를 1620년의 장구한 시간을 점검하며 풀어내고 있다.
부수 참고 자료
『옥시첩(獄是帖)』
『해주일기(海舟日記)』. 미야케 히데토시, 『역사적으로 본 일본인의 한국관』, 풀빛, 1990, 143쪽에서 재인용.
「板垣助에 드리는 書」, 1873년 8월 17일, 『山路愛山編·南州全集』. 미야케 히데토시, 『역사적으로 본 일본인의
한국관』, 풀빛, 1990, 167쪽에서 재인용.
福澤諭吉, 「親征 준비는 어떠한가?」, 1885년 1월 8일, 『福澤諭吉全集』 제10권. 미야케 히데토시, 『역사적
으로 본 일본인의 한국관』, 풀빛, 1990, 170쪽에서 재인용.
「朝鮮は退步におらずして停滯なるの說」(1877년 2월 4일), 『全集』 제19권, 619쪽.
「미국 “일본해 단독 표기 지지”… 정부 ‘동해 병기’ 외교전 난관」, 『경향신문』, 2011.8.8.
「주일 미대사 “한국 독도 관련 미친 짓 할까 우려”」, 『경향신문』, 2011.9.5.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2008년 5월 29일치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요약부분’ 및 이를 인용한 「미 대사관이
전한 이상득 의원의 말 “이 대통령은 뼛속까지 친미”」, 『한겨레신문」, 2011.9.7.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연례보고서 및 이를 인용한 「“미국산 무기 최대 수입국은 한국”」 , 『내일신문』,
20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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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15.
김호일, 「구한말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연구」, 『중앙사론』, 중앙사학연구회, 1998.
김흥수, 「안중근의 생애와 동양평화론」 , 『논문집-공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 2000.
홍순호, 「안중근의 국제사상과 『동양평화론』」,『사회과학논집-이화여자대학교 법정대학』,, 이화여자대학교 법정대학,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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