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경영219 깊은 산속 샘물 깊은 산속 일표음(一瓢飮) “카아- 시원타!” 지리산 중턱에 올랐을 때 김명득 사장은 표주박으로 샘물을 떠 마시며 생애의 온갖 희로애락이 씻겨나가는 듯한 기분을 맛보았다. 고통이 다하면 감로수가 찾아온다고 했던가. 처음엔 빚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빚을 가리고 나자 돈이 조금 모였다. 손에 돈이 들어오니 다른 사업으로 눈이 돌아갔는데 코가 깨지려고 그랬는지 투자를 하자마자 IMF가 터졌다. 무리다 싶기도 했지만 김 사장은 이 고비만 잘 넘기면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왕 들어선 길인 데다 뭐든 크게 생각하라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불운은 문을 열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든다고, 사업을 크게 벌인 순간 핵폭탄급 외환위기가 찾아들었다. 가족이 길거리로 나앉았을 때 그는 혀를 깨물었다. 일이 꼬여도 분수.. 2009. 2. 2. 길 위에서 찾은 또 다른 길 사업은 길에서 줍는 거다. 줍지 않고 얻게 된 것이 있는가? 산을 오르며 만나는 무수한 사람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있다. 아니, 산을 오르는 사람의 수만큼 많은 사연이 등로에 펼쳐져 있다. 나름의 시름과 비나리가 담긴 그 사연에는 배낭에 생뚱맞은 물건을 넣고 오르는 기이한 일도 한자리 차지한다. 거래처에서 수금한 돈다발과 함께 야간 무궁화호에 몸을 실은 사람도 있다. 말인즉 시간에 쫓겨 그랬다지만 사실은 산에서 돈 기운을 쐬고 그 힘으로 사업을 더 키워보고 싶은 비나리에 나선 사람이다. 법인 통장을 들고 산에 오르는 사람은 출금난보다 입금난에 0이 몇 개 더 붙기를 바라고, 배낭에 시제품이 들어 있는 사람은 그 제품이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길 바란다. 또한 매출목표를 적은 현수막을 짊어지고 산에 올.. 2009. 2. 2. 산 무덤 죽음을 찾는 것은 삶을 찾는 것처럼 어렵다. 산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아야 할까? 산에서는 무시로 육신의 마지막 집터를 보게 된다. 때로는 무심히 또 때로는 눈길을 꽂아 묘비명이라도 훑어본다. 어떤 무덤은 정갈하게 정성껏 가꿔져 있고, 어떤 무덤은 칡덩굴과 아카시아 나무가 점령해 똬리를 틀고 있다. 죽은 다음에야 무덤이 한없이 초라한들 무슨 상관있으랴만 그래도 후손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잘 가꾼 무덤의 주인은 살아서 어떤 생을 꾸렸을까? 생의 끝은 저렇게 남는구나. 우리 삶의 마지막은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구나. 내가 딛고 있는 이 흙은 멀고 먼 과거의 누군가가 육신을 사른 흔적이구나. 산 무덤을 바라볼 때면 문득 삶과 죽음이 그다지 소원치 않으며 죽음 앞에서도 그리 섭섭지 않을.. 2009. 2. 2. 이전 1 ··· 34 35 36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