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대왕1 광개토태왕, 대륙을 경영하다 2004년 여름, 나는 만주로 갔다. 옥수수 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를 쏘아보는 내게 형언할 수 없는 감회의 회오리가 몰아쳤다. 대륙은 드넓었고, 그곳엔 외지인들이 살고 있었다. 나의 조국 고구려는 나와는 무관한 듯, 그렇게 버려진 땅이 되어 천년 넘게 짓밟혀 있었다. 고구려는 내게 숫한 세월의 더깨에 가려진듯, 지워진듯, 애써 희미한 모습으로 다가왔다가는 어느 새인가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 주곤 했다. 영원의 침묵으로, 침묵의 웅변으로 성큼 다가섰다. 그대는 지금 고토를 밟고 있노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잊혀 지지 말아야 한다는 역사의 절박감으로 내게 몰아쳤다. 나는 발걸음을 멈춘 채, 그 찬란했던 역사의 일편(一片)이라도 붙잡고자 애썼다. 고구려는 어떻게 이 광활한 대륙을 다스릴 수.. 2010. 3.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