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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5

북한산 산행1 벗들과 함께 눈 덮힌 북한산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침에 만나 국수를 한그룻 말아 먹고 오른 길은 눈으로 덮혀 마음마저 청량했습니다. 산은 어느 산이든 겨울산이구나 하는 생각을 언제나 하게되는군요. 마음까지 다 맑아지니까요. 볕드는 곳에는 바위를 하는 분들도 계시고... 새해에는 건강하고 하는 일이 다들 잘됐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주고 받다보니 하루해가 서녘에 비키기 전에 진관사 앞으로 내려서게 되더군요. 이란 졸저에서도 썼었는데, 이 절에 600여년전인 세종 24년 사가독서를 하러 성상문, 신죽주, 박팽년 등 집현전 학사들이 공부하러 들게 되지요. 다음 해 일본어에 능통한 숙주가 일본으로 떠나게 되는데, 떠나며 친구인 성삼문에게 내 이름에 배가 많아(숙주, 범옹) 이렇게 해외 출장이 잦다고 농담을 하게 .. 2010. 1. 17.
서설 내린 북한산을 다녀오다 벗과 함께 서설 내린 북한산을 밟았습니다. 산 아래에선 어디든 볕만 바른 줄 알았는데, 골로 접어드니 설화가 피어 있는 게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듯했습니다. 언 바위 틈을 비집고,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다 문득, 얼음이 언 곳을 보게 되었는데, 아! 글세 말입니다. 얼음은 가장자리부터 깁어 나가듯 어지져 가더군요. 모든 힘은 변방부터 시작되는 게 아닌가 하는, 나름의 깨닮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뛰는 삶도,가슴 벅찬 성취도, 가파른 인생 막다른 골목도 모두 가장자리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흐른다는 것, 그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기에 얼음이 끼어도 맨 마지막에서야 가 닿게 되는 것이겠죠. 눈꽃 나무 아래서 벗에게 카메라를 맡기자 이리 저리 포즈를 취하라 하네요. 덕분에 멋진 사진을 몇 장 얻.. 2009. 12. 6.
북한산 산행을 다녀오다 벗과 함께 7월, 신록의 북한산을 올랐습니다. 사기막골에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해 백운대를 휘돌아, 인수봉 사이를 거쳐 우이동으로 내려왔습니다. 초목은 녹음으로 우거지고, 숨은 벽 바위는 성곽처럼 웅장합니다. 인수봉에 달라 붙은 바위하시는 분들 구경도 하고, 바위란 요런거지, 하며 시범을 보이는 분을 올려 보다 입맛을 쩍 다시고는 하산길을 잡았습니다. 진뜩 땀 흘리고 나니, 몸이 다 재충전된 느낌입니다. 더위에 에어컨 바람만 좋아하지 마시고, 자연을 찾으면 심신이 다 좋아집니다. 2009. 7. 6.
북한산에 올라 내면을 조망하다 때로 인생에선 가던 길을 바꿔 타야만 할 때가 있지요. 부절(不絶)할듯 하면서도 절(絶)한 게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 다들 어렵고 새로운 도전과 용기가 필요한 때, 북한산에 올라 그윽히 산세를 조망해 봅니다. 산은 저렇듯 유구하고, 삶살이는 이렇듯 번잡하나, 때로 산에 오르면 티끌 같은 삶에 시원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산을 찾는 이유이지요. 내려오는 길에 삼각산(三角山) 삼천사(三千寺)를 들렀는데, 풍경은 말이 없고, 산은 고즈녁합니다. 삼천사라! 삼천년을 빌어야 구업(舊業)을 씻어낸다는 얘긴지... 탑신은 말이 없이 시간 속에 잠겨 있고, 산객들은 하나 둘 산을 나와 입세(入世) 합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삶의 번잡함도, 산에 들면 때로 귀한 것으로 여겨져 내친김에 구파발 쪽으로 우공(牛公.. 2009. 2. 9.
자운봉 자운봉 전경일 아무래도 나는 산으로 가야겠다 수직의 세상 아래 수평의 세상이 놓여 있는 곳 서 있는 것이 누워 있는 것이고 누워 있는 것이 곧추 서 있기만 한 저 바위 끝 절벽을 향해 높이를 톳아대는 산 아래 답답함 떠나 곧추어 서 있기만 해도 평등한 수평의 세상 저 자운봉 끝으로 아무래도 나는 산으로 가야겠다 내 몸 위로 산을 세우고 세상을 띄워 마침내 성숙한 여인의 살을 파고드는 사내의 입김처럼 부처님 손바닥 같은 자운봉 한 모퉁이에서 내가 놓이게 될 세상의 끝을 향해 마음의 평정과 균형을 얻으러 나, 저 바위 위에 오르고 싶다 저 아래 후미진 세상 가득 채우는 물이 되기 위해 나 아무래도 바위를 타야겠다 채우고 비우는 게 인생이라는 극진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나, 수직의 바위에 몸을 던진다. 전경일. 2009.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