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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강의/이순신 | 경제전쟁에 승리하라

구성원의 능력개발에 총력을 다하라

by 전경일 2014. 10. 15.

구성원의 능력개발에 총력을 다하라

 

조직의 80퍼센트는 일을 안 하거나 성과가 떨어지고 나머지 20퍼센트가 전체 일을 한다는 이른바 80/20 법칙이란 게 있다. 일만하는 일개미 중에서도 80퍼센트는 놀고 있다는 얘기를 예로 많이 든다.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의 경력개발에 관심을 기울인다. 80/20법칙을 예로 든 것은 장군의 부대원들도 오합지졸로 탈영 등 내부 문제에 크게 봉착해 있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10명 중 8~9명은 겁쟁이이고 용감한 자가 1~2명에 불과하다고 장군 스스로 평가할 정도였겠는가?

 

그 안에 용감한 자가 있더라도 홀로 흰 칼날을 무릅쓰고 죽기로 돌격하여 싸울 수 있겠는가?

 

요는 그 1~2명이 나머지 사람들과 섞여서 하향 평준화된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전투력이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당시 수군은 천업(賤業)이라고 하여 쓸 만한 자들은 모두 육군으로 뽑혀가는 실정이었다. 이 같은 문제의 해법으로 장군이 제시한 것은 코칭과 멘토링이었다. 장군은 수군 조직력 강화를 위해 전체전력 향상을 목표로 했다.

 

만일 정선한 군졸들을 용감하고 지혜 있는 장수에게 맡겨서 그 소질과 능력에 따라 잘 지도했더라면 오늘의 사변이 반드시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병사들의 경력개발이 전력우위의 첫 걸음이라는 인식이다. 장군은 이처럼 구성원의 능력개발에 관심을 기울인다. 무슨 일이든 지시한 일에 대해 수시로 점검을 실시하여, 직무를 완수한 군사들에 대해서는 시상하여 동기부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여기에는 코칭과 멘토링만 따른 게 아니라, 부하 장수에 대한 위임도 함께 한다. 장군은 일단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매우 호의적이고 권한위임적인 태도를 취한다. 예컨대 거북선 건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나대용이나 언제나 매우 헌신적으로 일했던 어영담, 정경달 등의 경우에는 그들이 하는 일을 전적으로 믿었고 간섭하지도 않았다. 또 그들의 의견을 듣고 건의를 모두 수용했다.

 

장군은 죽으면서까지 권한 위임을 통해 승전을 이루어냈다. 마지막 대회전의 불꽃이 일던 순간, 손문욱은 평소 명확하게 장군의 작전계획을 이해해 실천지침에 따라 목숨을 걸고 장군을 대신했다. 이는 위기 시에도 강력한 조직력과 권한위임의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진 것을 뜻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죽은 순신이 산 왜적을 쳐부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 같은 의미에서 본다면, 장군은 21세기 리더상의 모습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다. 직원들의 요구에 민감했고, 가치지향적이었으며, 불확실성과 모호성, 복잡성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변화담당자의 역할과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신중한 위험부담자, 평생학습자, 비전가의 모습을 갖는 변혁적 리더상도 장군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조직 구성원에게 임파워먼트함으로써 전체 전쟁지휘관으로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다.

 

변화하는 기업환경에서 경영자는 조직구성원을 지적으로 자극하고, 개별적으로 배려하며, 분발할 수 있도록 비전을 심어 주어야 한다. 또한 직원들을 동기부여시켜 자율적이며, 창의적인 업무성과를 내도록 유도해야 한다. 장군은 스스로 시련이 있었지만,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례로 군사들에게 일정한 시험을 보여 승진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조직원의 사기 앙양 차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시 무과 과거 시험은 통제사의 권한으로는 행할 수 없었다. 조정에서 공고하는 장소에서 치르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전쟁터에 있는 병사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장군은 수군들이 해상 활동으로 과거를 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사기를 앙양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임금에게 장계를 올린다. 수군들이 해상에 있어 길이 멀어 시험 기일에 갈 수 없고, 적과 대치중인 상태에서 군사를 뺄 수 없으니 진중에서 시험을 볼 수 있게 특별히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다. 장군의 건의는 임금과 중신들의 승인을 받아 159446일 한산도에서 과거 시험장을 열게 만든다. 한산도는 섬이어서 말을 달릴 수 없는 까닭에 대신 편전을 쏘게 하는 시험과목을 변경하고 실전에 맞는 테스트를 치르게 한다. 이 점에서 장군이 지닌 사고의 유연성과 혁신적 마인드가 읽혀진다.

 

 

한산정. ‘이순신의 섬한산도에는 불확실성의 경영환경에 직면해 경영목표를 명확히 한 한산정이 바다 를 품고 있다.

 

위대한 리더들은 회사로부터 제공되는 보상이나 우발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간다. 장군이 원했던 것은 개인적 부나 고위 관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단련시키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나라와 백성을 구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장군은 개인적 영광이 아니라, 자신이 설정해 놓은 기준치를 충족시키기 위한 삶을 살았다. 개인적 행동 규범과 자기 규율에 철저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즉 절대적이고 가치지향적인 삶을 살다간 것이다. 장군의 역사적 업적은 이같은 사실을 잘 밑받침 해주고 있다.

 

이런 절대적인 기준은 국가가 부여한 임무와 일치하는 자기 본분을 지키는 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예컨대 장군이 거느린 대부분의 전력은 정부의 지원 하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국가를 방어하는데 수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가 필요로 하는 비전을 스스로 구현한 것이다.

 

장군은 자신의 절대적 가치를 지키는 데에는 단호했을지라도 상대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정유재란 때 삼도수군이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해 겨우 12척의 배만이 빠져나온 뒤로 경상수사 배설은 회령포에서 장군과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배설은 장군이 군영 구미에 도착했어도 약속을 어기며 배를 마련해 주지 않았다. 기껏 만나서는 핑계를 대며 두려워했다. 장군은 그때의 정황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저녁나절에 배설은 적이 많이 올 것을 염려하여 달아나려고 했으나, 그 관할 아래의 장수들이 찾기도 하고, 나도 그 속뜻을 알고 있지만, 딱 드러나지 않은 것을 먼저 발설하는 것은 장수로서 할 도리가 아니므로 참고 있을 즈음에, 배설이 제 종을 시켜 솟장을 냈는데나는 뭍으로 내려 몸조리하고 오라.’고 공문을 써 보냈다. 배설은 우수영에서 뭍으로 내렸다. (1597830)

 

경상수사 배설은 패전의 책임과 함께 전쟁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틈만 나면 도망가려고 했고, 이순신이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어 오자, 자신을 지휘했던 지난날의 자기 지휘관을 만나는 걸 꺼려했다. 장군은 그의 그런 마음을 읽고 있었다. 군사를 지휘하고, 바다에서 수많은 왜적선과 싸워 이겨야 하는 지휘관이었기에 속내를 숨기고, 말을 아끼면서 끝까지 배려해 주었던 것이다.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 1세를 맞아 격파한 이는 영국군의 웰링턴 장군이었다. 그는 자신의 병사들을 가리켜 우리의 군대는 지구상의 찌꺼기들로 구성되었다는 혹독한 평을 내렸다. 이 위대한 승리자는 왜 자신의 군대를 모욕적이기 할 정도로 낮춰서 불렀을까? 그것은 그의 군대가 전 유럽을 휩쓴 나폴레옹 1세의 군대처럼 군사적 혁신과 현대 전쟁전략이 뛰어나서 승리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국군은 조국애와 열정으로 뭉쳐 승리를 이뤄냈다. 여기에는 지휘자의 강력한 의지와 그를 믿고 따르는 수많은 병사들의 있었기에 가능했다.

 

웰링턴 장군은 영국의 보병과 나폴레옹의 군대가 마주쳐 싸움이 한창 치열하게 전개될 때 싸움의 현장으로 달려 나가 나의 군대여, 굳게 일어서라. 영국에 다시 돌아간 후 이 싸움에 대해 너희들은 어떻게 말하려는가?”하고 격려의 말을 하곤 했다. 영국군 주력부대가 강력한 프랑스군에 밀려 후퇴하려 할 때에도 나의 계획은 마지막 사람까지 여기 서는 것 뿐이다라며 단호하게 맞섰다. 이처럼 영국군 승리의 배경에는 군사력으로는 밀렸어도 강력한 리더십으로 병사들에게 승리의 비전을 낱낱이 심어 주고, 무한한 격려를 통해 병사들을 결전의지로 불태운 지휘자가 있었다. 이 일화는 지휘자의 리더십이 병사들의 숨어 있는 능력, 영웅다운 요소를 불러내고 이를 고무함으로써,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는 능력을 발휘하게 한 점에서 주의 깊게 새겨 둘만 하다. 리더십과 숨어 있는 영웅성(英雄性)과의 놀라운 화학적 결합이 지상 최대의 적을 무찌르게 한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소수의 인재들이 회사를 이끌 것으로 생각하면 그건 거꾸로 된 생각입니다. 보통 사원들이 얼마나 유능해 질 수 있는가를 알고 그들을 칭찬해 주세요. 그럴 때 그들은 놀라운 일을 이루어 냅니다.

 

마케팅 전문가인 잭 스트라우스가 하는 말이다. 아마도 웰링턴 장군은 전투에서 승리하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을 것이다. “우리의 군대는 지구상의 찌꺼기들로 구성되었지만, 이러한 위대한 찌꺼기들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순신의 경우에는 구성원의 경력개발과 동기부여, 코칭과 배려를 통해 조직의 단합을 이끌어 내고 싸워 이기려는 의지를 드높였다. 장군이 오늘날 경영자상으로 더욱 의미심장하게 부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문경영연구소, 전경일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