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경영/이끌림의 인문학44 동서양 문명사를 가른 정원 조경사 미로迷路[명사]: 어지럽게 갈래가 져서 한번 들어가면 다시 빠져나오기 어려운 길. 살아있는 나무로 만든 울타리 미로는 유럽에서는 최소 600년 동안 정원과 공원의 특징이었다. 처음 디자인은 복잡하지 않았으나, 점차 일체적으로 조성되어 18세기경에 이르면 복잡한 관목림 미로형 정원이 대유행하게 된다. 초창기에는 주로 심신의 명상을 위해 디자인되었으나, 점차 로맨스와 신사적 오락의 장소로 발전했다.16세기와 17세기 초부터 전원 디자이너들은 높은 울타리와 복잡한 정원을 추구해 점차 미로형 정원을 조성했다. 이 추세는 유럽 황실 정원을 필두로 확산되었다. 그 뒤 갈수록 더욱 거창하고 복잡한 정원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가 1690년대 조림된 영국의 햄프턴 코트(Hampton Court) 정원이다. 이는 유럽.. 2025. 9. 9. 천체의 법칙을 따라 천지조화를 이룰지니 우리 내부에 잠재한 원천적 힘을 발견할 때마다 크나큰 감동에 젖곤 한다. 내가 자주 인용하는 게 우리 역사상 가장 광휘의 불꽃으로 불타올랐던 600여 년 전 세종대왕 시대다. 그 시대의 가치를 새롭게 주목해 보는 건 여러 면에서 위대한 교훈이 된다. 세종대왕의 어떤 면이 오늘날 우리가 가진 문제를 푸는 일단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600년 전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이 점을 짚어보도록 하자. 세종대왕이 태어난 때는 1397년이었다. 1368년 중국에서는 명(明)이 건국되었으니 그로부터 28년이나 지난 해였다. 또 한반도에서는 조선이 건국한지 5년이 지난 뒤였다. 명나라 건국부터 들먹인 것은 세계사적 패권이 어떻게 변했는지 거시적 안목에서 보기 위함이다. 명이 들어서기 전, 원(元) 제국 하에서 .. 2025. 8. 12. 집단지성으로 바닷길을 연 모리의 항해지도 지도의 역사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발견된다. 객관적 ‘사실’보다 지금까지 믿고 지켜온 ‘관성’에 집착한 역사가 오랫동안 바닷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해 왔다. 바닷길은 바람과 함께 해류의 조건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18세기 말까지만 해도 북대서양 지도에는 해류가 전혀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지역을 항해하는 뱃사람들은 북아메리카 연안을 따라 흐르는 거대한 해류를 오래전부터 경험하고 있었고, 이 해류가 멕시코 만에서 흘러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 지역의 이름을 따서 ‘멕시코 만류’라고 부른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해류의 존재를 항해자들은 인식했지만, 그것이 하나의 지식으로 자리 잡는 데에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해류를 무시한 항해는 항해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2025. 7. 31. 상호 연결할 때 조심해야 할 것들 인류의 오랜 소통 역사상 1858년은 매우 중요한 해를 장식한다. 뉴펀들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에 최초의 대서양횡단 해저케이블이 부설된 것이다. 바다 밑 3200킬로미터에 깔린 이 케이블로 인류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상호 연결에의 시대를 맞이한다. 그 전의 통신수단은 선박에 의한 우편물 전달이 고작이었다. 이 같은 방식은 항해의 위험 및 기상 조건에 따라 수주일 씩 지연되곤 했다. 그런데 무한한 과학의 진보로 분리되어 있던 두 세계가 마침내 전신(電信) 기술로 만나게 된 것이다. 해저 케이블이 처음 부설되었을 때, 두 대륙에 사는 사람들은 경이로움에 압도되어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얼마나 흥분이 대단했는지 양쪽 사람들은 곧 서로의 손을 맞잡은 듯 심리적으로도 가까워졌다. 이를 반영하듯 첫 발신 메.. 2025. 7. 3. 자신과 세상을 변혁시킨 책 떨이와 책 쓰기 흔히 독서를 하면 상상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당연히 일리 있는 얘기다. 하지만 독서가 주는 진정한 힘은 그보다는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반추와 각성을 통해 통찰의 힘을 얻게 한다. 나는 이걸 가리켜 ‘반각통(反覺通) 추성찰(芻醒察)’의 세계라고 부른다. 기존의 사고․관념에 반(反)하여 깨달음을 얻고, 이치를 되짚어 봄으로써 어리석음을 깨뜨려, 자신과 세상의 진면목을 살피게 한다. 맹자가 말한 ‘깊이 파고들어 스스로 터득하는 경지(深造自得之境)’가 바로 이것이다. 선인들이 책을 많이 읽거나[多讀], 많이 생각하거나[多商量], 많이 쓰는[多作] 이른바 삼다(三多)를 최고의 학문 정진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폭넓은 인식관․세계관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이 세 개는 서로 통하며 한 묶음이 된다. 중국 남송.. 2025. 6. 30. 신뢰와 소통을 부르는 마음 경영: 직원의 마음을 움직여라! 경영이란 사람의 마음에 호소하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이 움직이면 기업의 경영활동은 자연스럽게 좋아지고 회사는 활기에 넘친다. 그리고 고객의 마음이 움직이려면 먼저 직원들의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마지못해 고객을 대하는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미소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최근 각광받는 ‘펀(fun)경영’, ‘감동 경영’ 등도 모두 직원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마음 경영은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본능적 욕망을 채워 줌으로써 정서적 교감을 이뤄낸다는 점에서 인재 관리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다. 특히 조직이 가진 목표와 비전을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고 체화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누구나.. 2025. 6. 27.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