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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이끌림의 인문학44

바람이 불려면 어딘가에 반드시 무풍대가 있어야 한다 바람이 불려면 어딘가에 반드시 무풍대가 있어야 한다 지리학자들에 의하면, 태양 광선은 지구의 전 표면을 동일하게 덥히지 않는다. 지표면의 복사열도 어디서든 같은 게 아니다. 태양 광선은 적도지역에서는 지표에 거의 수직으로 비추지만 극에 가까운 곳에서는 비스듬히 비춘다. 때문에 적도의 공기는 극의 공기보다 당연히 덥다. 대기를 열기관으로 하여 바람을 불게 하는 것은 이 온도차다. 만약 지구가 자전하지 않는다면, 적도 부근의 더운 공기는 계속 상승하여 극 쪽으로 흐르고 극의 찬 공기는 밑으로 가라앉아 적도 쪽으로 흐르는 끝없는 공기 순환만이 규칙적으로 반복될 뿐이다. 그러나 지구는 돌고 있고, 태양이 비추는 지표면도 언제나 똑같지는 않다. 공기의 순환 원리는 이렇게 만들어 진다. 이 같은 원리에 따라 태풍 .. 2016. 4. 11.
로마의 길은 지금도 계속 달린다 로마의 길은 지금도 계속 달린다 영국 산업혁명 초기 대표적 기술자 중에 운하 건설자인 제임스 브린들리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자기 영지에서 산출되는 석탄을 수송하기 위해 맨체스터까지 운하를 놓을 것을 계획한 브리지워터 공작(3rd Duke of Bridgewater)에게 고용되어 운하를 만든 장본인이다. 이 운하는 워슬리 산에서 16킬로미터 떨어진 공업도시 맨체스터로 석탄을 운반하는 토목 공사로 영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것이었다. 영국에서는 1759년까지 장거리 운하가 없었고, 도로 사정도 아주 나빴으며, 석탄과 그 밖의 물자는 말 등에 실어 운반했었다. 동물의 등짐을 빌은 석탄 수송은 효율성이 너무 낮아 나날이 발전하는 공업 분야의 석탄 수요에 부응할 수 없었다. 이를 대체할 뭔가 획기적인 방안이 요구되.. 2016. 4. 6.
남아프리카 대초원에서 ‘학익진법’을 찾다 남아프리카 대초원에서 ‘학익진법’을 찾다 ‘일제집중타방전법(一齊集中打方戰法).’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조금은 낯선 한자어인 이 말은 병법에서 나온다. 자원을 한 곳에 집중해 적을 물리치는 전법을 뜻한다. 이 전략은 저 유명한 ‘학익진법(鶴翼陣法)’에서 찾아진다. 학익진의 진용을 떠올려보고자, 드넓은 한산도 앞바다에 뛰어들면 400여 년 전 임진왜란 시기 이순신 장군이 맹활약한 한산․안골포 해전을 만나게 된다. 이 작전에서 장군은 저 유명한 학의 날개로 적을 감싸 적세(賊勢)를 꺾으며 일대 전환을 꾀해 냈던 것이다. 이 절체절명의 시기, 아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한산대첩은 임진년(1598) 7월 6일부터 13일까지 8일간에 걸쳐 한산(견내량) 및 안골포에서 적선 89척을 격침시키고, 1.. 2016. 3. 14.
터키에서는 피자, 유럽에선 파스타, 한국에서는 ‘3천년 빵’을 먹어야하는 특별한 이유 터키에서는 피자, 유럽에선 파스타, 한국에서는 ‘3천년 빵’을 먹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 “밀은 벼과 밀속에 속하는 1년생 초본으로 현재 23종이 재배되거나 야생종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지역 음식은 왜 돌아와서 먹어보면 현지 맛과 다를까? 특정 음식은 왜 해당 지역에 가서 먹을 때라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세계 어디서건 먹을 수 있지만 터키에서는 피자를, 유럽에서는 스파게티를, 한국에서는 3천년 빵을 먹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 같은 것 말이다. 이 답을 찾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야생을 누비다 우리 곁에 와서 길들여진 밀(소맥小麥, wheat) 품종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밀속(屬)에 대한 세포유전학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1930년대 무렵부터였다. 그 당시 주된 관심은 .. 2016. 2. 2.
자신과 세상을 변혁시킨 책 떨이와 책 쓰기 자신과 세상을 변혁시킨 책 떨이와 책 쓰기 흔히 독서를 하면 상상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당연히 일리 있는 얘기다. 하지만 독서가 주는 진정한 힘은 그보다는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반추와 각성을 통해 통찰의 힘을 얻게 한다. 나는 이걸 가리켜 ‘반각통(反覺通) 추성찰(芻醒察)’의 세계라고 부른다. 기존의 사고․관념에 반(反)하여 깨달음을 얻고, 이치를 되짚어 봄으로써 어리석음을 깨뜨려, 자신과 세상의 진면목을 살피게 한다. 맹자가 말한 ‘깊이 파고들어 스스로 터득하는 경지(深造自得之境)’가 바로 이것이다. 선인들이 책을 많이 읽거나[多讀], 많이 생각하거나[多商量], 많이 쓰는[多作] 이른바 삼다(三多)를 최고의 학문 정진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폭넓은 인식관․세계관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이 세 개.. 2016. 1. 28.
날씨를 보는 눈, 세상을 보는 눈 날씨를 보는 눈, 세상을 보는 눈 “날씨를 잡는 자가 천하를 잡는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게 증폭된 곳은 기상청보다는 세계 금융의 중심지라 일컬어지는 미국 월가(街)다. 기후ㆍ기상은 선물(先物) 같은 금융상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월가의 JP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버클레이 캐피탈 등 대형 투자사들은 기상전문가를 채용해 날씨관련 상품을 이미 만들어 냈다. 이 파생 상품은 1999년 미국 시카코 상품거래소에서 처음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이래 10개 도시의 기온지수에 대한 선물ㆍ옵션이 상장되었고, 곧이어 유럽과 일본 등지로 확대되어 현재는 시장규모가 근 32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파생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의 위험을 관리해 주는 회사도 생겨날 만큼 이 시장은.. 2016.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