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경영204 프로해녀의 세계 멀리 나갈수록 펼쳐지는 프로해녀의 세계 먼 바다로 나간 해녀만이 깊은 바다를 안다 해녀들의 물질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바다 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물질’이라고 하는데 앞바다에서 하는 것을 갯물질이라 하고 배를 타고 나가서 하는 것을 뱃물질이라고 한다. 갯물질은 ‘덕물질’이라고도 한다. 갯물질일 경우에는 바닷가 바위에서 직접 물에 뛰어 들기도 한다. 이제 갓 입문한 15살 안팍의 애기해녀를 비롯해 할머니해녀들은 주로 수심이 얕은 곳에서 작업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물질을 잘하건 못하건 해녀라면 다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뱃물질을 하는 해녀도 갯물질을 하곤 한다. 뱃물질은 물질기량이 뛰어난 상군들의 몫이다. 성인 해녀들은 ‘난바르’라고 해서 깊은 곳으로 나가면서 각자 역량에 .. 2014. 5. 13. 산울림인지, 산울음인지 산울림인지, 산울음인지 모두가 외면해도 산은 끝까지 맞장구를 쳐준다. 덕유산 산행에서 만난 인영신 사장은 메아리 예찬론자다. 산은 무슨 얘기를 쏟아내든 다 들어주고 맞받아준다는 것이다. 메아리와 함께 수다를 떨면서 목이 터져라 소리를 치고 나면 속이 다 후련해진단다. 산을 좋아하는 동기는 수 갈래로 난 등로만큼이나 많고 오르는 사람만큼 많다지만, 인 사장은 좀 특이했다. 그는 산에서 포효하는 소리에 적잖이 매료된 듯하다. “사업에서 실패하면 자연히 집에서도 주눅이 들고 말에 령(令)이 서지 않게 됩니다. 지나가는 동네 개도 본척만척하지요. 사업에서 실패해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 어느 날 답답한 마음에 산에 올라 소리를 질러봤어요. 소리를 지르니까 후련하더군요. 노래방에서 흐느적거리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죠.. 2014. 4. 10. 산부리에 채여 넘어지는 경영자는 없다 산부리에 채여 넘어지는 경영자는 없다발밑이 천길 낭떠러지이고 대평원이다. 산꾼 경영자에게는 별의 별 사정이 많다. 직원이 돈을 빼내가는 바람에 곤란을 겪는 사람, 믿었던 직원이 경쟁사와 내통해 거래처와 기술을 빼돌려 속을 태우는 사람, 믿고 차용증 하나로 보증서류를 대신 해줬는데 언제 돈을 받았느냐며 법정에서 생떼를 쓰는 납품처 대표를 믹서로 갈아 마셔도 시원찮다고 이를 가는 사람, 아내 몰래 젊은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가 덜컥 애가 생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을 썩이는 사람, 좀 똑똑하다 싶어 직원을 키워 놓았더니 냉큼 대기업으로 달아나는 바람에 속이 새까매진 사람, 돈 좀 투자했다고 감 내놔라 대추 내놔라 하며 경영에 참견하는 주주들 때문에 일 못해 먹겠다는 사람,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 군데 힘.. 2014. 4. 1. 프로들만 살아남는다 프로들만 살아남는 척박한 경영환경 긍정적 낙관주의로 무장하라 해녀들은 힘에 부친 바다일과 농사일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하려면, 자기 관리에 철저할 수밖에 없다. 삶의 여건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런 이유로 해녀들은 오랜 경험으로 자체적인 의약품을 만들고 이 같은 정보를 공유해 왔다. 대표적인 예로 순비기나무꽃은 두통치료용 식물로 쓰였고, 해녀콩은 피임용 식물로도 쓰였다. 삶의 지혜이자, 벅찬 생활이 만들어 낸 적응방식이었다. 물질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다. 물질하지 않고도 살 형편이 된다면 임신과 출산까지 조절해 가며 바다에 뛰어들 일은 없겠지만, 삶은 가혹하기만 하다. 해서 불은 몸을 안고 바다에 뛰어든다. 해녀 용어에는 “아깃질, 뱃질”이란 말이 있다. “아기의 길, 배의 길”이란 말이다. .. 2014. 1. 28. 물과 뭍의 멀티 플레이어, 해녀 물과 뭍의 멀티 플레이어, 해녀 해녀들의 세계는 1인 4역, 5역의 프로세계이다 바다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이다. 가냘픈 여인들은 파도 일렁이는 거친 바다를 무대 삼아 물질하면서 삶을 일궈 낸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빼앗아 버리는 죽음의 바다지만, 생존에의 문제 때문에 해녀들은 물질을 그만둘 수 없다. 그러기에 누구보다도 삶에 악착같다. 그런 도전 의식은 해녀들의 세계를 프로들의 세계로 환치 시킨다. 해녀들의 세계가 얼마나 고된 프로들의 세계인지는 해녀의 노동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해녀는 바다 속에서 물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양육, 물긷기, 밥하기 등 주부로서 집안의 모든 일을 꾸려나간다. 그것도 밭일과 병행한다. 채취한 해조류를 말리거나 정리하는 것도 해녀인 여성의 몫이다. 밭에 나가 .. 2013. 12. 5. 바다에 미치다 바다에 미칠 정도의 직업의식 미칠듯 작업현장을 그리워하는 직원들이 있는가 농사와 물질은 여러 면에서 대비된다. 농사는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김매고, 가꾸고, 기다려야 한다. 오랜 기다림의 연속이다. 하지만 물질은 즉각적이다. 생산물을 획득하는 과정이 단박에 결판난다. 한 번 무자맥질할 때마다 캐어지거나, 못 캐거나, 소득이 얼마가 될지 즉각 판가름 난다. 바닷속을 누비며 전복이라도 찾을 때면 생산의 즐거움은 곧바로 찾아온다. 그래서 위험천만한 바닷 속 일이지만 해녀들은 보람을 느낀다. 게다가 물질 자체가 다분히 모험적이다. 벤처기업적 성격이 있다. 물질 나가는 해녀들이 자나 깨나 바다 속을 그리워하는 것은 바다에 미칠 정도의 직업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맥질할 때마다 누리는 스.. 2013. 12. 2.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