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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보기고101

기업의 주춧돌이 되는 현장의 보통 직원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회사 현장은 ‘찬밥’들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업무는 고되고, 일은 많아도 성과급이나, 승진 면에서 본사 사람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불이익 받았죠. 그때 우리들은 본사 사람들을 가리켜 ‘펜대 맨’들이라 불렀습니다. 머리만 쓰지 실제로는 팔 다리는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본사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쓴 이런 표현엔 좀 자학적인 면이 없지 않았나 합니다. 피해의식도 강했을 거구요. 아무래도 현장 사람들은 가방끈이 짧은 것은 부정할 수는 없는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다 치고 본사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불렀는 줄 아십니까? ‘기름닭’이라고 불렀습니다. 기름밥이나 먹고 사니 당연히 그런 얘기를 들을 법도 했죠. 그런데 누구도 거기에 화를 내거나 그러지 않았습.. 2009. 2. 3.
거대한 비구름이 네 앞에 몰려오는 것을 보라 내가 십 오 년 전 쯤에 미국의 한 대학에서 공부할 때의 일이다. 멀쩡한 날씨에 차를 몰고 멀리 여행을 가는데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포장도로는 홍수가 날 정도로 물이 불어 올랐다. 너무나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서 나는 기겁을 했고, 한편으로 장엄한 자연 현상에 놀라서 하늘과 땅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30여 분 만에 비가 그쳐서 다행이었지 계속 퍼부었다면 차와 함께 나는 급류에 휩쓸렸지도 모를 일이었다. 뒤늦게야 깨달은 것이지만 미중부 지역은 갑작스럽게 토네이도가 몰아치거나, 폭우가 쏟아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대륙형 기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의 장엄함과 규모의 방대함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웅장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그때의 장면을 지금도 가끔 떠올리곤 한다. 개인적으로 적.. 2009. 2. 3.
대한민국 혁신 나비가 하늘을 수놓는 날 “북경 나비의 날개 짓이 대기에 영향을 주고, 이 영향은 증폭되어 시간이 흐른 후에는 미국 뉴욕을 강타하는 허리케인이 된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로 알려진 기상천외한 생각은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tz)라는 한 기상학자의 실수에서 발생했다. 그는 기상연구를 하던 중 소수점 이하가 무슨 영향을 줄까 싶어 이를 입력하지 않는 바람에 엄청난 결과의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 같은 원리를 생각해 냈다. 실수는 대체로 교정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그의 이론은 전혀 다른 방향, 즉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하며 오히려 여러 학문의 연구에 쓰이는 재료가 된다. 그 자체로 나비효과를 설명해 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근속 십년차로 특별휴가를 얻어 북경에 다녀.. 2009. 2. 3.
부수는 건 21세기 기업의 최고 가치 요즘엔 집안에 경조사가 있으면 무슨무슨 피로연이라든가, 하객들ㆍ조문객들을 위한 음식 마련이 식장(式場)에서 일괄적으로 준비된다. 간편하다는 이유 때문. 따라서 주최측으로서는 돈만 준비하면 일단은 모든 게 끝이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무슨 잔치라도 벌어질 양이면 온 동네가 들썩했다. 심지어는 길 가던 걸인도 목에 낀 때를 벗기는 연중 몇 일 안되는 날이었다. 그 만큼 잔치의 의미는 풍성했다. 그런 잔치는 흔적을 남겼다. 동네방네 빌려온 그릇들은 빌려올 때와 똑같이 성한 모습으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깨어지기도 하고, 이 빠진 것들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그렇다고 잔치의 의미가 퇴색된 건 아니었다. 어떤 식도 없었다면 그릇은 장식장에 그대로 놓여 있었을 테고, 마을은 떠들썩할 일도 없.. 2009. 2. 3.
히말라야 등반에서 깨닫는 ‘평범한 직원들’의 가치 얼마 전 국내 대기업의 한 경제연구소에서 진행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 강의는 내게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 왔고, 강의를 들은 각 사의 임원급들은 네티즌들이 펌글을 옮기듯 구전으로 그 야야기를 옮기기에 여념 없었다. 나 또한 다른 장소에서 그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 만큼 그 강사의 얘기는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이야기인즉,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에베레스트 첫 등반에 성공한 이후 2차 등반은 10년이나 지나서야 이루어졌는데 최근 들어서는 일 년에도 몇 명씩 등반에 성공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장비발달, 루트개척 등도 원인이겠지만, 그보다는 베이스캠프를 7부 능선쯤에 높게 치다보니 정상까지 나머지 3부를 정복하기 위한 시간과 기회가 훨씬 높아진 것이라는 설명.. 2009.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