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한국 사회 시스템 및 우리의 일상생활 등 모든 분야가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 각종 질병, 재해, 사고 등은 왜 사전 예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까?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의 지적처럼 현대사회는 위험 사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것인가?

 

과거에는 이 같은 역병이 돌지 않았는가? <조선왕조실록>에만도 역병(疫病)’에 대한 기록은 728건에 달한다. ‘전염병으로 검색해도 무려 1,052건이 나올 정도다. 년평균 각각 1.37, 2회 정도 발생했다는 얘기다.

 

시대와 불문해 역병이 발생함으로 불구하고 오늘날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현대 의학, 경보 체계 등 예방 가능한 상당한 수단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진화를 놓치고 확산된다는 점이다. 무엇이 이같이 사태를 키웠을까? 그 원인을 바이러스 자체에서만 찾는다면 이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원인을 전혀 다른 데인 한국 사회의 구조적 요인에서 찾으면 어떨까? (물론 코로나19가 번지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그들 나름의 특수성을 갖고 있을 테지만.)

 

오늘날 한국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속도, 성장, 경쟁만을 중심 가치로 하는 사고로 똘똘 뭉쳐 있다. 이 질주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국사회의 분별없는 종교주의다. 포교(선교)로 위장한 자본 증식에 골몰한 종교주의가 가져온 행태는 집단 거주, 분별없는 해외 선교 활동, 과도한 종교적 집회의 일상화로 굳어져 왔고, 이런 행태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바이러스의 최대 확산 배양지 역할을 자임해 낸 것이다.

 

해방 70년 동안 한국 사회는 극단적 종교국가로 변질됐다. 경제적 행위로서 종교가 극성을 부리면서 광적인 행태를 보인 결과가 이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자유방종의 수준에 이른 한국 사회에서 종교는 선출권에 미치는 영향으로 항시 과도한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려왔다.

만약 행정력이 미치는 범위 내의 종교 활동이었다면 이렇듯 은밀하면서도 강력한 확산력을 보일 수 있었을까? 국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범위 밖의 종교는 한 국가를 총체적 위기로 몰고 간다는 점을 이번 사태를 통해 새삼 각성할 필요가 있다. 이 엄청난 피해에 대해 국가는 국민을 대신해 해당 종교집단에 막대한 비용청구를 해야 한다. 

 

어느 사회든 정상성과 비정상성의 두 면은 항시 일반성의 양상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상식의 선을 넘어서는 비정상이 우위에 서게 되면 그 사회는 기초부터 흔들리고 끝내 무너지게 된다. 한국 사회의 종교집단은 국가 위에 설 수 없으며 독립된 영토를 지닌 바티칸과 같은 위상을 가질 수 없다. 종교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 종교를 참칭한 방종과 동일시되어서는 안 된다. 이 점은 코로나 이후 우리가 반드시 되짚어 보아야 할 일일 것이다. 왜냐면 우리는 다시 코로나 이전 사회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고, 이번 위기로 또다른 사회적 반성(추)의 장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든 활동에는 숙명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모든 상황이 통제 가능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사회 관리 방식이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국민 보건 안전 전략을 구축하고 조기경보 시스템을 꼼꼼히 짜야 한다. 이 말은 관료주의를 강화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안 별로 실질적 백업 기능을 구축하는 임무가 부여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빅데이터'가 지닌 순기능을 적극 활용할 때이다.

 

이를 위해 우선, 사전대비, 사전대응의 발상전환을 통해 위험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위기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보다 초기 징후를 찾아내 원천적으로 위험의 진앙지를 제거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종교 시설(을 포함한 집단 시설)의 의무적 위생 상태 보고는 필수 의무로 부과되어야만 한다. 또한 종교인의 장기 해외 체류 및 집거 활동에 대한 보고도 의무화 되어야 한다. 또한 행정 부처와 질병관리본부의 집행 명령에 강력한 법적 강제성을 부여해야 한다. 이런 조치들은 물론 불편하며 비용 지출을 요할 터이나 이번 사태로 확인된 바는 이런 조치들이 훨씬 사회적 비용이 덜 들고 국민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으로 직면할 수 있는 위기 유형과 빈도를 측정해 미래의 위기 요소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나가고,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상시 실행 단계에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Naver say naver”의 자세로 임할 때, 그 사회는 위험 요인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스러워질 수 있다.

 

급격한 변화에 따라 각 개인에게 닥치는 위기도 돌발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위험 자체를 순간순간 점검하는 상시적 점검 체계는 무엇보다 긴요히 요구된다. 특정 위험을 바라보는 관심을 높이고(리스크 인식; Risk Perception), 위험의 근원을 찾고 열거하고 특성화 하는 과정(근원 구명; Source Identification)에 강도 높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럴 때 어디서 갑자기 날아오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어느 사태든 그 일이 일어날 환경과 조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고는 그 같은 사태는 언제고,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다. 위험의 표면화 법칙은 위험 아래 감추어진 위험의 진앙지를 찾아내 미리 불을 꺼버리는 것이다. 확산 잠재성이 있는 위험요소가 가시화 되며 사회적으로 상상 불허의 엄청난 마이너스 상승작용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럴 때 한 국가가 구축해 온 존속(번영)력은 강화되고 국민들의 생존 역량도 자연 높아질 것이다. 이 점을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는 여실히 보여준다 하겠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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