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03 베토벤의 오류를 아십니까? 착각은 자유다. 그러나 그 ‘자유’가 주요 의사결정에 개입되면, 치명적인 오류를 불러오고, 끝내 조직은 되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불러온다. 여기 위대한 착각 중에 하나가 기업이란 조직에, 일상의 업무에 견고한 벽을 만들어 내며 흡착되어 있다. 이로 인해 명징한 현실 인식은 백안시되고, 조직은 환상과 신화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현실과 사물, 그리고 인간을 제대로 꿰뚫어보지 못하는 착각 - 베토벤의 오류가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은 베토벤의 ‘운명’을 들을 때면 그가 대단한 저택에서 이 곡을 작곡했고, 때로 작곡을 하다가 골치가 아플 때면 천둥치는 정원으로 나가 멋지게 바람을 쏘이며 신의 계시와 같은 영감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완전한 착각이다. 사실은 낡은 하숙집에서 쓰여진 것이.. 2009. 2. 3. 기업의 주춧돌이 되는 현장의 보통 직원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회사 현장은 ‘찬밥’들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업무는 고되고, 일은 많아도 성과급이나, 승진 면에서 본사 사람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불이익 받았죠. 그때 우리들은 본사 사람들을 가리켜 ‘펜대 맨’들이라 불렀습니다. 머리만 쓰지 실제로는 팔 다리는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본사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쓴 이런 표현엔 좀 자학적인 면이 없지 않았나 합니다. 피해의식도 강했을 거구요. 아무래도 현장 사람들은 가방끈이 짧은 것은 부정할 수는 없는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다 치고 본사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불렀는 줄 아십니까? ‘기름닭’이라고 불렀습니다. 기름밥이나 먹고 사니 당연히 그런 얘기를 들을 법도 했죠. 그런데 누구도 거기에 화를 내거나 그러지 않았습.. 2009. 2. 3. 거대한 비구름이 네 앞에 몰려오는 것을 보라 내가 십 오 년 전 쯤에 미국의 한 대학에서 공부할 때의 일이다. 멀쩡한 날씨에 차를 몰고 멀리 여행을 가는데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포장도로는 홍수가 날 정도로 물이 불어 올랐다. 너무나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서 나는 기겁을 했고, 한편으로 장엄한 자연 현상에 놀라서 하늘과 땅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30여 분 만에 비가 그쳐서 다행이었지 계속 퍼부었다면 차와 함께 나는 급류에 휩쓸렸지도 모를 일이었다. 뒤늦게야 깨달은 것이지만 미중부 지역은 갑작스럽게 토네이도가 몰아치거나, 폭우가 쏟아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대륙형 기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의 장엄함과 규모의 방대함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웅장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그때의 장면을 지금도 가끔 떠올리곤 한다. 개인적으로 적.. 2009. 2. 3. 대한민국 혁신 나비가 하늘을 수놓는 날 “북경 나비의 날개 짓이 대기에 영향을 주고, 이 영향은 증폭되어 시간이 흐른 후에는 미국 뉴욕을 강타하는 허리케인이 된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로 알려진 기상천외한 생각은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tz)라는 한 기상학자의 실수에서 발생했다. 그는 기상연구를 하던 중 소수점 이하가 무슨 영향을 줄까 싶어 이를 입력하지 않는 바람에 엄청난 결과의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 같은 원리를 생각해 냈다. 실수는 대체로 교정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그의 이론은 전혀 다른 방향, 즉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하며 오히려 여러 학문의 연구에 쓰이는 재료가 된다. 그 자체로 나비효과를 설명해 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근속 십년차로 특별휴가를 얻어 북경에 다녀.. 2009. 2. 3. 부수는 건 21세기 기업의 최고 가치 요즘엔 집안에 경조사가 있으면 무슨무슨 피로연이라든가, 하객들ㆍ조문객들을 위한 음식 마련이 식장(式場)에서 일괄적으로 준비된다. 간편하다는 이유 때문. 따라서 주최측으로서는 돈만 준비하면 일단은 모든 게 끝이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무슨 잔치라도 벌어질 양이면 온 동네가 들썩했다. 심지어는 길 가던 걸인도 목에 낀 때를 벗기는 연중 몇 일 안되는 날이었다. 그 만큼 잔치의 의미는 풍성했다. 그런 잔치는 흔적을 남겼다. 동네방네 빌려온 그릇들은 빌려올 때와 똑같이 성한 모습으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깨어지기도 하고, 이 빠진 것들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그렇다고 잔치의 의미가 퇴색된 건 아니었다. 어떤 식도 없었다면 그릇은 장식장에 그대로 놓여 있었을 테고, 마을은 떠들썩할 일도 없.. 2009. 2. 3. 히말라야 등반에서 깨닫는 ‘평범한 직원들’의 가치 얼마 전 국내 대기업의 한 경제연구소에서 진행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 강의는 내게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 왔고, 강의를 들은 각 사의 임원급들은 네티즌들이 펌글을 옮기듯 구전으로 그 야야기를 옮기기에 여념 없었다. 나 또한 다른 장소에서 그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 만큼 그 강사의 얘기는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이야기인즉,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에베레스트 첫 등반에 성공한 이후 2차 등반은 10년이나 지나서야 이루어졌는데 최근 들어서는 일 년에도 몇 명씩 등반에 성공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장비발달, 루트개척 등도 원인이겠지만, 그보다는 베이스캠프를 7부 능선쯤에 높게 치다보니 정상까지 나머지 3부를 정복하기 위한 시간과 기회가 훨씬 높아진 것이라는 설명.. 2009. 2. 3. 이전 1 ··· 139 140 141 142 143 144 145 ··· 1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