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004 ‘먹거리’ 혁명의 시작 ‘먹거리’ 혁명의 시작 고구마가 조선에 보다 일찍 소개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누구도 명약관화하게 일반 백성들의 식생활에 깊은 관심과 안목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고구마가 좀 더 일찍 보급되었더라면 적어도 50여년간 조선의 식량, 구휼 문제는 크게 달라졌을 수 있고 수많은 인명을 기아로부터 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조엄 이전 통신사에 속한 모든 관료들은 목민관으로서의 사명감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겠다. 혹은 국가적 외교 현안에만 빠져 다양한 기회를 접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해 버린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런 와중에 유독 조엄만이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발견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아마도 1731년(영조 7) 사은부사로 청나라에 다녀 온 아버지 조상경(趙尙綱)의 영향이 크지 .. 2013. 1. 15. [사서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 그리메 그린다] 그림 같은 삶, 그림자 같은 그림 [사서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 그리메 그린다] 그림 같은 삶, 그림자 같은 그림 다빈치북스 / 전경일 지음 다방면에 걸쳐 저술 활동을 해온 저자가 김홍도, 장승업, 김명국, 신윤복 등 우리 회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화가들의 삶을 따라가 볼 수 있는 책 '그리메 그린다'를 내놓았다. 10여 년간 조선 화가들의 그림을 보고 운필을 떠올리며 그 속에서 삶의 흔적을 더듬어 낸 결과이다. 저자는 "그림은 그림을 그린 환쟁이의 삶을 어김없이 비추어낸다. 나의 삶이 이러했다고 소리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림과 삶, 그리메(그림자)를 주제로 그려낸 15명의 조선화가들을 만나보자. 화가의 삶은 다양하다. 천재화가와 문인화가가 있는가 하면, 멸문지화로 화가의 길로 들어섰거나 세상에 대한 울분으로 술독에 빠져 살다 비.. 2013. 1. 11. 가치 발굴을 이뤄낸 탁월한 통찰력 가치 발굴을 이뤄낸 탁월한 통찰력 다시 조엄과 고구마의 운명적인 만남을 위해 대마도로 가보자. 조엄이 부산포를 떠나 사스우라에 도착한 것은 1763년 10월 6일 오후 6시경이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고구마를 보게 된 조엄은 즉시 종자를 얻어 부산포로 보낸다. 통신사 선단 6척이 10월 10일 사스우라를 떠나자 즉시 배를 부산포로 띄운 것이다. 이때 고구마 종자를 싣고 부산포로 온 배는 대마도 비선(飛船)이었다. 이들 비선은 통신사의 사행 중간보고를 위한 파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고구마 종자가 처음 부산포에 도착한 것은 10월 중순경. 조엄이 부산포에서 비선편으로 보낸 10월 12일자 가서(家書)를 대마도 깅우라(琴浦)에서 받아 본 것이 10월 26일이었으니 부산-대마도간 연락망이 매우 신속히 움직.. 2013. 1. 10. 계절마다 규칙적으로 이뤄지는 물질 계절마다 규칙적으로 이뤄지는 물질 지속가능경영은 영속성과 사회적 공헌을 동시에 목적으로 해야 한다 바다는 특별하다. 저절로 자라고, 줄어든다. 바다만 그런 게 아니라, 바닷 속 생물도 그렇다. 천연자원이라지만 바다라고해서 관리가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바다 속 잡초를 캐고 가꿔야 한다. 해초류나 해산물들은 그대로 두면 잘 자라므로 특별한 투자는 거의 필요 없다. 뭍의 밭과 달리 바다 밭은 그래서 손이 덜 간다. 고작 한 해에 한두 번 개닦기나 바다 속 잡초를 제거하면 된다. 해녀들은 이를 ‘바당풀캐기’라고 부른다. 어느 정도 관리만 하고, 금채기간(채취를 금하는 기간)만 잘 지키면, 투자할 것이 별로 없다. 말하자면 씨 뿌리고, 김매고, 거름을 주어야 하는 뭍의 밭농사와는 농사 방식부터 전혀 다르.. 2013. 1. 9. 흔들바위 앞에서의 명상 흔들바위 앞에서의 명상 산꾼 경영자는 흔들릴지언정 뽑혀 나가지는 않는다. “저 바위만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설악산 계조암에 이르렀을 때, 흔들바위 쪽을 바라보며 최희상 사장이 입을 열었다. “저게 언제부터 저 자리에 놓여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생김새도 특이하고 들르는 놈마다 죄다 흔들며 찝쩍대도 조금 움직일 뿐 뽑혀 나가지는 않습니다. 저걸 보면 꼭 내 인생 같다니까요. 허허허.” 최 사장은 흔들바위 앞에만 서면 온갖 시련에도 끝내 살아남은 자신과 회사가 생각난다고 했다. 흔들바위가 까딱거릴 때는 지조도 없고 주관도 없어 보이지만, 기어코 자기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꼭 인생을 가르쳐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바위도 뽑혀나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며 속으로 인고의 심지를 박아 넣고 있으리라. 그.. 2013. 1. 8. 새해 첫날이면 일몰을 보러 간다 새해 첫날이면 일몰을 보러 간다 새해 첫날이면 일몰을 보러 갑니다. 남들처럼 부지런하게 전날에 출발해 지리산 노고단이나, 동해안 정동진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일몰을 보러 가까운 강화도나 임진강변을 찾습니다. 애들과 아내도 데리고 해지는 광경을 넉넉히 볼수 있는 풍경 좋은 카페나 횟집을 찾습니다. 일몰이 잘 보이는 곳이라면, 새해 첫날을 보내는 방식치고는 멋진 하루겠지요. 내가 일몰을 찾는 건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해 뜨는 광경은 너무나 찬란해 그 광경 하나만으로도 지난 한 해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게 될까봐서 입니다. 장엄한 일출 장면을 맞이하는 것도 부산스러워 보이지만, 해 뜬 아침에 정상을 내려오는 것도 내게는 왠지 어색하게만 느껴집니다. 서해의 일몰은 일출 광경만큼이나 장관입니다. 출렁.. 2012. 12. 28. 이전 1 ··· 60 61 62 63 64 65 66 ··· 1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