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004 [그리메 그린다] 그림자 같은 그림이 삶 아니더냐? 그림자 같은 그림이 삶 아니더냐? 내가 그린 그림이 나를 그리고, 그 그림이 내 그림자를 그린다. 그림으로 세상 속에 들어오고, 그림으로 세상 밖에 나간다. 그림은 살아서 나를 가두고, 죽은 뒤에는 나를 세상에 꺼내어 놓는다. 그러니 그림을 그리는 건 삶의 그림자를 그려내는 것일지니, 내 어찌 온전히 그림을 그렸다 하겠는가. 내가 그림을 그렸고, 그림이 나를 그렸다 하겠는가. 그림 그리는 환쟁이여. 너는 삶의 족적을 분분히 남겼건만, 종국엔 그림자만 그려내고 갈 뿐이구나. 그림을 생업으로 삼은 조선 화가들의 옛 그림을 보며, 그들 삶의 흔적을 더듬어 낸다. 그림이란 무엇이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림을 그려대는 자들은 누구인가. 봄철 분분히 날리는 낙화를 보며 불현듯 떨어진 꽃잎들이 종이 위.. 2012. 10. 25. 선덕, 불리함을 극복한 예술과 같은 조건들 선덕, 불리함을 극복한 예술과 같은 조건들 KBS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이 인기리에 반영되고 있다. 팩션형 사극은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무리가 있지만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드라마를 보며 당시 신라는 어떻게 여왕을 탄생시켰는가가 궁금하기만 하다. 이른바 여주(女主)체제라 불리는 선덕왕 체제는 어떻게 우리 역사에 등장하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신라의 골품제도 내부의 모순이 작용한다. 즉 선덕왕의 즉위는 신라 진평왕대 말기에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 접한 왕권이 진골귀족들의 정치세력화와 부상을 배제하기 위해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선덕왕의 즉위에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여왕체제는 왕위계승자로 내정된 시기부터 반대 세력들의 저항을 겪었고, 탄생한 정권은 상당히 불안정한 권력구조.. 2012. 10. 19. 서희, 협상의 원칙을 밝히다 서희, 협상의 원칙을 밝히다 21세기 기업경영은 협상 위에 존립한다. 기업간 사업제휴, 노사간 임금협상, 정부규제에 대한 대응, 각종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위한 상호 설득의 과정, 이 모든 것들이 협상과 직결되어 있다. 기업 경영은 협상으로부터 시작되고 협상의 실행과 함께 사업이 전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상의 원칙만 잘 알고 지켜도 기업은 위기조차 기회로 전환해 낼 수 있다. 우리 역사상 협상의 가장 모범적인 선례가 있다. 바로 서희와 거란 장군 소손녕 간의 강동 6주를 둘러싸고 벌어진 협상이 바로 그것이다. 혀 하나로 전란을 피하고, 국토를 회복한 서희의 협상 전략은 오늘날 기업 경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서기 938년 요(遼)나라로 이름을 바꾼 거란은.. 2012. 10. 18. 세종, 인재에 대한 철학을 창조의 원천으로 삼다 세종, 인재에 대한 철학을 창조의 원천으로 삼다 영혼이 있는 정치를 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세종시대의 정치적 담론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그러기에 국가경영상의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선 실천적 경영철학이 요구되고, 이를 실행할 창조적 정치 집단이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은 세종시대의 인재관은 출발한다. 세종이 태어난 시기는 1397년 4월 10일(음력)이었다. 이 시기는 중국에서 명이 건국하고 28년이란 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대륙의 패권을 놓고 벌인 원(元)ㆍ명(明) 왕조 교체는 세계제국 원을 통해 조성된 국제화 무드의 시기에서 한족 중심의 명으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는 시기였다. 세계의 경영 패권이 바뀐 시점에 조선에서도 새로운 창업이념인 국가 경영철학이 실질 국가경영에.. 2012. 10. 9. [그리메 그린다] 그림 그리려다 그림자만 그렸네 그림 그리려다 그림자만 그렸네 [서평] 에 담은 그림 같은 삶, 그림자 같은 그림 아아, 참 우뚝하고도 높도다. 촉으로 통하는 길의 험난함은 푸른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도 어렵도다… 그대에게 묻노니 서쪽 촉 땅에 갔다가 언제 돌아오는가?… 험난함이 이와 같거늘… 몸을 기울이고 서쪽을 바라보며 긴 한숨만 짓게 되네. ▲ 전경일 지음, 다빈치북스 펴냄, 2012.09 ⓒ 다빈치북스 248페이지에 있는 당나라 이백의 이다. 이 시에서는 서촉으로 가는 길을 인생길과 비유하고 있는데, 조선화가의 신산한 삶과 닿아있다. 그 길은 계속 이어져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까지 이어진다. 제목이 이다. 그리메라 하면 무엇인가. 옛말로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실체가 없는 검은 분신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2012. 10. 8. [그리메 그린다] 신간이 나왔습니다 [신간: 그리메 그린다] 제가 이번에 신간을 냈습니다. .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간 15명의 조선 화가들의 치열한 삶과 인생, 예술 이야기를 담은 것은데요, 2007년부터 기획하기 시작하여 마침내 신간으로 펴냈습니다. 인생의 가을을 읽으며 더욱 깊어가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여기 책의 서문을 옮겨 볼까 합니다. ■ 들어가는 말 그림자 같은 그림이 삶 아니더냐? 내가 그린 그림이 나를 그리고, 그 그림이 내 그림자를 그린다. 그림으로 세상 속에 들어오고, 그림으로 세상 밖에 나간다. 그림은 살아서 나를 가두고, 죽은 뒤에는 나를 세상에 꺼내어 놓는다. 그러니 그림을 그리는 건 삶의 그림자를 그려내는 것일지니, 내 어찌 온전히 그림을 그렸다 하겠는가? 내가 그림을 그렸고, 그림이 나를 그렸다 하겠는가. 그.. 2012. 9. 20. 이전 1 ··· 62 63 64 65 66 67 68 ··· 1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