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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일430

뷁?, 방가방가? - 아이의 언어를 배워라 중견 기업의 중역인 이 씨는 어느 날 집에 일거리를 가져갔다가 급히 이메일을 체크할 일이 있어 아이 공부방에 놓인 PC를 켜게 됐다. ‘뷁’, ‘방가방가’ 등 온갖 언어가 늘어선 PC 자료실을 보고는 이 씨는 기겁을 했다. 도저히 자신의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문화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애들 세상이 딴 세상이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내가 이렇게 아이들 세계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아버지라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라며 실망하는 눈치였다. 자녀의 언어는 물론, 그들의 문화에 빠져 들지 못하면서 아이들과 소통한다는 건 무리다 싶었다. 아이들에게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 후로 그는 짬짬이 시간을 내어 아이들의 문화를 익혀보기로 마음먹었다.. 2009. 10. 9.
오리 알이 백조가 된대요 -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라 다른 집에 비해 이사를 자주 해야 했던 우리 부부는 항상 버려야할 짐이 너무 많았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기 전 이사를 하면서 나는 아무 생각없이 큰 딸 아이가 가지고 놀던 오리알 인형을 버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은 치명적인 나의 실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날인가 아이와 놀아주면서 오리알에 대해 이런 동화를 들려주었었다. “아가, 이 오리알이 시간이 지나면 오리가 되고, 또 착한 오리는 백조로 다시 태어날거야.” 딸 아이는 그 말을 잊지 않고 그 인형이 오리가 되고, 다시 백조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내가 들려준 동화는 까맣게 잊고 별로 쓸모없고 이미 그런 장난감과는 맞지 않는 나이에 접어든 딸에게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해서 아무 설명없이 덜컥 버린 것이다. 아버지의 동화.. 2009. 10. 9.
직장인을 위한 가을 책읽기(전경일의 파워 직딩) 출처: 메트로 서울 09.10.8(목) 연재 2009. 10. 9.
명성산을 다녀오다 추석 명절 연휴, 더부룩한 속을 풀고자 경기도내 5대 명산 중 하나라는 명성산에 올랐습니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부장이었던 왕건의 도전을 받고 쫓기다 이 산에 이르러 대성통곡을 하여 울음산, 또는 명성산(鳴聲山)으로 불렸다는 이곳에 발길을 옮기며 역사의 변화무쌍과 권력의 쟁투와 이른바 정사(正史)로 남는 이긴 자들의 역사가 무엇일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역사에서 이기고 진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의 군왕을 배신하고, 온갖 지방 호족들의 난립을 막고자 혼인정치를 펼친 왕건 조차 죽음에 임박해서 "인생이 덧없다."고 하였다니 이긴 자의 역사라는 것도 알고보면 종이 위에 떨어진 물방울과 다름없으리라 봅니다. 해서 역사는 지금의 자욱을 먼 과거에서 다시 훑어 내 읽는 독법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역사에 .. 2009. 10. 5.
찬밥, 더운밥 조금은 가려라 (전경일의 파워 직딩) 출처: 메트로 서울 10.1(목) 연재 2009. 10. 1.
새로운 경영의 요구, 인문의 힘 서울대를 비롯한 각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주로 경영대가 주관하는 최고경영자과정은 퇴조세를 면치 못하는 반면, 인문사회과학대에서 주최하는 CEO를 위한 인문학 과정은 크게는 3: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어 왠만한 사람이라면 대기표를 받아야 할 형편이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CEO들의 경영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일까? 전혀 아니다. 대학 측의 얘기에 의하면, 경영자들은 이제 기능적 해법보다는 뭔가 본질적인 해법을 찾고 있다는 것. 굳이 "경영학은 인문학이다."는 말로 경영에 인문적 요소를 끌어 들이고자 했던 피터 드러커의 얘기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기능적이며 효율성에 근간이 되었던 경영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 게다가 .. 2009.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