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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바위 앞에서의 명상 흔들바위 앞에서의 명상 산꾼 경영자는 흔들릴지언정 뽑혀 나가지는 않는다. “저 바위만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설악산 계조암에 이르렀을 때, 흔들바위 쪽을 바라보며 최희상 사장이 입을 열었다. “저게 언제부터 저 자리에 놓여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생김새도 특이하고 들르는 놈마다 죄다 흔들며 찝쩍대도 조금 움직일 뿐 뽑혀 나가지는 않습니다. 저걸 보면 꼭 내 인생 같다니까요. 허허허.” 최 사장은 흔들바위 앞에만 서면 온갖 시련에도 끝내 살아남은 자신과 회사가 생각난다고 했다. 흔들바위가 까딱거릴 때는 지조도 없고 주관도 없어 보이지만, 기어코 자기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꼭 인생을 가르쳐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바위도 뽑혀나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며 속으로 인고의 심지를 박아 넣고 있으리라. 그.. 2013. 11. 27.
거친 바다를 향해 나아가라 거친 바다를 향해 나아가라 격랑의 경영현장, 바다를 아는 이 누구인가 뭍사람들에게는 파도 일렁이고, 생명이 움트는 곳으로 인식되는 바다. 휴가철이면 낭만적인 해변과 풍경이 연상되는 바다지만 해녀들에게는 가장 치열한 삶의 현장, 경영의 격전장이다. 바다는 해녀들에겐 삶을 일구는 밭, 농사짓는 땅이다. 그래서 그들은 바다를 ‘바다밭’이라 부른다. 해녀들이 몸을 풍덩 던지는 바다는 삶의 목줄을 쥐고 경영현장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인생 막장일수도 있지만, 가장 가깝고 치열한 경영현장이기에 가장 힘찬 도전이 함께 한다. 제주의 봄은 일찍 온다. 입춘을 맞이하면 유채꽃잎은 현기증 나듯 물들여 간다. 섬에는 봄기운이 완연하고, 한라산의 설화(雪花)는 녹는다. 녹은 물은 흘러 제주 앞바다에 와서 부딪친다. 발을 담그.. 2013. 10. 30.
하늘은 언제나 뜻 가진 자를 찾고 있다 하늘은 언제나 뜻 가진 자를 찾고 있다 금성사는 설립 초기부터 국산 라디오 생산에 박차를 가해 1959년 11월 국내최초로 진공관식 6구 라디오를 생산하며 시판에 들어갔다. 금성사가 이룩한 라디오는 처음부터 부품 국산화율이 60퍼센트에 달했다. 이는 한국 전자공업사에 획기적인 성과로 기록될 만한 것이다. 또한 기술적인 면에서도 플라스틱 제품 생산을 통해 축적한 금형 기술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나 외제를 선호하는 국내 고객은 이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흥, 국산이 어디 가겠어!' 외제 선호의 이런 냉소적인 풍토는 참담하기조차 했다. 라디오뿐만이 아니었다. 자체 개발ㆍ생산한 선풍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외제에 밀려 내수가 부진해지자 금성사 내부에서는 전자사업 철수론까지 대두됐다. 새로 진입한 사업에서.. 2013. 10. 22.
서로 다른 산업을 엮어내는 컨버전스의 힘 서로 다른 산업을 엮어내는 컨버전스의 힘 미래형 산업이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마치 삶이나 역사가 어느 정해진 공식대로 움직이기보다 생존에의 방향으로 무한 뻗어 나가듯이 기업은 생존과 번영을 위한 방향으로 본능적으로 움직여 간다. 그러다보니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기회가 찾아오곤 한다. 관련 없던 이종 분야끼리 결합되며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 진다. 하이브리드니 컨버전스니 하는 말도 알고 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산업 탄생 과정이 하나의 세력을 만들고 나면 넘치고 그러면 또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마치 새로운 목초지를 찾아 여정을 떠나는 유목민적 삶의 전략과 비슷하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끼리 상호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된다면 어떨까? 산업은 이종 간 결합도 가능하지만.. 2013. 10. 17.
웅장한 천하경영의 실천 웅장한 천하경영의 실천 고구려의 영토 확장은 시조 동명성왕 이래 끊임없는 투쟁의 대상이었다. 고구려는 영토 확장과 더불어 시작되었고, 그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 경영 목표에서 제외된 적이 한번도 없다. 특히 여전히 창업 단계에 있던 제왕들에게는 이 점이 지속적으로 계승되어야할 과제였다. 만리장성을 중심으로 동쪽의 요서 땅은 건국 무렵부터 전쟁터가 되었고, 전쟁이 끝나면 중립 지대가 되곤 했다. 지금으로 얘기하자면, 비무장지대와 같은 완충지대적 성격이었다. 고구려는 6대 태조대왕 재위 연간(165년), 근 200년 동안 살수 이북에서 동북 옥저와 흥안령 일대의 선비족(鮮卑族)이며 또 요서 일대에까지 고조선의 영토를 거의 회복했다. 이런 창업 군주들의 ‘개토(開土)’경영은 면면히 이어졌다. 최고조에 이른.. 2013. 9. 30.
물과 뭍에서 이루어지는 해녀 경제 공동체 물과 뭍에서 이루어지는 해녀 경제 공동체 해녀는 바다의 경영 리더이자, 뭍의 경제인이며, 교육자이다 삶의 조건이 척박하면 무너지는 사람도 있고, 굳은 의지로 다시 곧추서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의 척박한 환경과 열악한 삶의 조건은 살면서 ‘큰 일’을 당할 때 상호 협력하는 공동체 경제 시스템을 고안해 냈다. ‘접’과 ‘모둠’이 바로 그것이다. 공동체 일원끼리 갑자기 발생하는 어려움을 공동으로 풀어 나가기 위해 만든 상호 부조는 제주의 척박함을 넘게 한 힘이 됐다. 일테면 상(喪)을 치룰 때 어려움을 넘는 쌀접ㆍ단포접, 혼수품을 마련하는 단수계ㆍ이불접 등이 있다. 또한 하루 한끼 식량에서 조금씩 덜어내 비상식량을 모으는 ‘냥대바지’가 운영되기도 했다. 이 같은 마을 단위 비축미 제도는 지역 단위의 저축제도.. 2013.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