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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CEO산에서 경영을 배우다43

주말 북한산을 지우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봄은 진달래 만발하는 춘정(春情)으로만 오는 게 아니다. 저 산을 찌를 듯 솟는 신갈나무 잎파리 끝에서 오고, 뱁새의 지지지- 울음소리에서 온다. 땅끝에서 가장 먼 자가 가장 이른 봄을 맞이하는 것! 저 이파리들은 이제 열려 이 산야를 잎으로 뒤덮으며 뻗어 나가겠지. 이번 산행엔 특별한 분과 함께 했다. 영혼의 수도자와 함께 하는 산행은 그래서 즐거움이 여간 아니다. 그의 스페인 순례가 안전하고 멋지게 이루어지기 바란다. 스페인 시골 마을 풍경 사진이나 몇 장 얻었으면 좋겠다. 다음 번 책에 풍경으로 넣게. 그에게 시를 한편 선물로 낭송해 주었다. 이니스프리의 호수섬 -예이츠 나 일어나 이제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옷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2009. 4. 19.
산에서 듣는 보물 같은 이야기 다른 사람, 다른 길 일기일회(一期一會)! 만남이 늘 한번뿐이라 생각하고 소중히 하라는 말은 특히 산사람에게 호소력이 크다. 산에서 만나 명함을 주고받거나 산길에 말동무가 되어 적잖은 대화를 나눴어도 산 아래에서 다시 만나기란 쉽지 않다. 산의 속살에 파묻혀 하룻밤의 인연으로 끝낼 뿐, 사람 사는 산 아래로 내려오면 뿔뿔이 흩어지고 일상에 파묻히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산 아래 사는 산사람인 모양이다. 인연의 끈이 좀더 질기면 우연히 같은 등로나 산장에서 만나게 된다. 하긴 다시 만나지 못할 산 위의 인연이라도 그리 섭섭하지는 않다. 우리 각자는 개체지만 산 위에서는 비슷비슷한 산꾼으로 다시 만날 테니까. 그렇다면 만날 사람이 나와 생각이 꼭 같거나 이전에 만났던 사람일 필요는 없다. 오히.. 2009. 4. 14.
지리산 물이 쏟아져 내린다 봄은 분주하다. 지리산 발 밑을 흐르는 물을 보며 인생을 생각한다. 겨우내 품었던 물을 쏟아내는 산을 보며, 아! 나도 저리 모든 걸 품어낼 수 있을까, 한없이 아래로 아래로 흐르며 세상을 적실 수 있을까... 이번 여행에서 나는 무엇을 찾았을까? 저 물처럼 담대한 대작을 풀어낼 수 있을까? 요산요수의 다른 한쌍은 언제 마무리 짓게 될까. ⓒ전경일 2009. 3. 16.
덕유산을 바라보며, 四時의 엄중함을 읽다 가족과 함께 남도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최근 쓰고 있는 글을 완성하려는 현장 답사 차 다녀온 셈이죠. 덕유산휴게소에서 바라본 산은 春陽에 놓여 있어도 설화를 잔뜩 겨안고 있는 폼이 역시 눈의 산, 덕유 같더군요. 봄볕은 쏟아지고, 이제는 물러서야 할때, 4월중순까지 잔설은 남아 있다가 겨울이 올 때까지는 퇴각명령을 수행해야겠지요. 인생이 이렇듯 때를 알고 살아야 하는 것일진데, 제 계절이 아닌 것들이 요란하기만 합니다. 때가 가고, 때가 오는 나이 - 산꾼들이 듬성듬성 휴게소로 모여듭니다.ⓒ전경일, 2009. 3. 16.
3.1절 기념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삼각산의 정상, 백운대 위로는 초봄을 부르는 겨울 하늘이 맵짜게 나를 안을 듯하고... 정상은 바람으로 깃발을 사정없이 흔듭니다. 많은 분들이 3.1 기념 등반을 다녀오셨지요? 설악이라면 눈을 밟았을 텐데, 인근 산에는 눈 한 점 보기 힘듭니다. 아무래도 올 해는 가뭄이 심각할 것 같은데, 경제위기에 몸은 움츠러들고, 땅엔 먼지만 일고... 여러모로 사는 게 팍팍합니다. 그래도 백운대 위로 펼쳐진 희망은 우리를 들뜨게 합니다. 희망! 이 얼마나 좋은 말입니까? 참, 오늘은 개학이죠.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됩니다. 다들 힘내시고, 새로운 도약을 맞이합시다. ⓒ전경일, 2009. 3. 2.
북한산에 올라 내면을 조망하다 때로 인생에선 가던 길을 바꿔 타야만 할 때가 있지요. 부절(不絶)할듯 하면서도 절(絶)한 게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 다들 어렵고 새로운 도전과 용기가 필요한 때, 북한산에 올라 그윽히 산세를 조망해 봅니다. 산은 저렇듯 유구하고, 삶살이는 이렇듯 번잡하나, 때로 산에 오르면 티끌 같은 삶에 시원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산을 찾는 이유이지요. 내려오는 길에 삼각산(三角山) 삼천사(三千寺)를 들렀는데, 풍경은 말이 없고, 산은 고즈녁합니다. 삼천사라! 삼천년을 빌어야 구업(舊業)을 씻어낸다는 얘긴지... 탑신은 말이 없이 시간 속에 잠겨 있고, 산객들은 하나 둘 산을 나와 입세(入世) 합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삶의 번잡함도, 산에 들면 때로 귀한 것으로 여겨져 내친김에 구파발 쪽으로 우공(牛公.. 2009.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