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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대륙을 경영하다 2004년 여름, 나는 만주로 갔다. 옥수수 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를 쏘아보는 내게 형언할 수 없는 감회의 회오리가 몰아쳤다. 대륙은 드넓었고, 그곳엔 외지인들이 살고 있었다. 나의 조국 고구려는 나와는 무관한 듯, 그렇게 버려진 땅이 되어 천년 넘게 짓밟혀 있었다. 고구려는 내게 숫한 세월의 더깨에 가려진듯, 지워진듯, 애써 희미한 모습으로 다가왔다가는 어느 새인가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 주곤 했다. 영원의 침묵으로, 침묵의 웅변으로 성큼 다가섰다. 그대는 지금 고토를 밟고 있노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잊혀 지지 말아야 한다는 역사의 절박감으로 내게 몰아쳤다. 나는 발걸음을 멈춘 채, 그 찬란했던 역사의 일편(一片)이라도 붙잡고자 애썼다. 고구려는 어떻게 이 광활한 대륙을 다스릴 수.. 2010. 3. 24.
속앓이, 이건 밑지는 장사예요 처음부터 잘못된 거다. 아무리 세상을 긍정하려 해도 강남집값만 보면, 세상이 잘못 돌아가도 한참을 잘못 돌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강남 집값이며, 애들 교육비며, 온 나라가 강남 스트레스, 서울대 스트레스에 쌓여 살아가는 꼴이다. 누군가는 어정쩡한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있는 놈들이 죄다 강남에 모여사니 모든 정책이 강남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사정은 나아지는 것 없이 서울은 미친듯이 팽창되고 있다. 그 속에 맞벌이들이 어엿한 계층 내지 부류로 살고 있다. 이런 대도(大都) 서울에 살다보니, 이젠 경기 일원으로만 이사 가도 밀려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상, 서울 인근에 산다는 것이 해법이 되지도 못한다. 오히려 재산세는 강남보다 적지도 않다. 게.. 2010. 3. 23.
돈을 잘못 말하다 “돈 때문에 싸웠어, 돈 못 벌어 온다고 징징거리기에... 나 무능하지?” 친구는 술잔을 털어 넣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뭐, 무능? 니가 살기는 살아봤냐? 천당과 지옥까지 갔다 와 보기라도 하고 그렇게 말하느냐고? 그 정도도 안 겪어 보고 무슨 소리야?” 친구 푸념에 나는 대뜸 핀잔부터 주었다. 살기가 편해져서 그런지, 요즘 사람들은 쉽게 포기해 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쉽게 내팽개쳐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는 일에 있어서도 결과가 금방 나오기만을 바라고, 돈이 쉽게 벌리기만을 바란다. 그러면서도 벌기 전에 쓸 곳부터 찾는다. 이런 게 요즘 세태다. 하지만 돈이 생각처럼 그렇게 쉽게 벌리는가? 많은 사람들이 같은 목적으로 같은 재화인 돈을 추구하는 이상, 경쟁은 줄지 않는다. 회사에서 직원들의.. 2010. 3. 23.
직장생활은 자기 수양과정 오래 전, 나의 상사 한분은 직장을 가리켜, “절간이 따로 없네.”라는 말로 정의했었다.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한 얘기일터인데, 그 말이 의미하는 바가 심장(深長)해서 잊지 않고 지금도 간혹 떠올려 보곤 한다. 남들과 갈등이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곳이 회사다. 보이든 보이지 않든 경쟁이 만들어낸 결과다. 경쟁은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그로 인해 불필요한 무효경쟁을 양산해 내기도 하고, 또 인성이 피폐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소모적 갈등은 직원들을 일에 몰두하지 못하게 만들고, 서로간의 인격을 좀 먹게 할 수 있다. 인간적이기보다는 무망한 야망에 휩싸이게 하는 게 적극적인 자세로 오인되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엔 조금은 야비해 져야 뭔가를 얻을 수 있는 걸로 비쳐지.. 2010. 3. 18.
궁둥이가 무거운 직원들 “너만 몰랐어?” 회사 내 소식에 누구보다도 빠른 사람이 있다. 입만 빠른 게 아니라, 궁둥이도 가볍다. 그런 까닭에 사방팔방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의자에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가뜩이나 요즘엔 메신저로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실시간 생중계까지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누군 어떻고 저떻고, 그래서 등등... 특히 인사이동이나 고과시즌이 되면 이런 얘기에 회사 전화통은 불이 날 정도다. 어느 회사에나 그런 진풍경을 연출해 내는 사람들은 있다는 얘기다. 회사의 그 같은 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모든지 지나치면 문제다. 특히나 뭔가 잘못된 회사에선 직원들의 정치 참여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루머만 난무한 것이 아니라, 양산되기까지 한다. 쓸데없는 풍문에 귀 기울이지 말.. 2010. 3. 18.
힘을 북돋우는 코칭의 위력 열악한 경영환경은 해녀들에게 오히려 적극적인 개척 동인이 된다 뭍의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에 맞춰 바삐 직장으로 향한다. 바다를 직장으로 삼는 해녀들에게도 출퇴근이란 게 있을까? 물론이다. 해녀들도 출퇴근을 한다. 출퇴근만 하는 게 아니라, 휴가도 있다. 다른 점은 작업환경이 뭍 아닌, 바다라는 점이다. 하루 일과는 바다 가장자리에서 시작되고 마무리 된다. 그런 까닭에 물결을 타고 바다로 나가고 다시 갯가로 들어오는 과정은 해녀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사이가 하루의 일과를 위한 시간이며, 생명을 담보로 한 시간이다. 해녀 코칭엔 바다로 나아가고 뭍으로 들어오는 과정이 반드시 포함된다. 바다로 들고 나는 그 사이에 본격적인 ‘업무’인 채취활동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해녀들은 해변과 바다를 오가며 변화무.. 2010.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