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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살이 이야기51

까치밥 단상 누가 알것인가? 精舍 앞 마당 주인집 마음이 대롱대롱 대달려, 허기진 텃새도 시장기를 피했을 홍시 몇 알. 봄이 와 먹을 게 지천이면, 말라 비틀어진 홍시는 떨어져 싹을 틔울테고 새들은 언제 그랬내는듯, 기염하며 봄 하늘을 날겠지.ⓒ전경일 2009. 3. 16.
꽃망울은 천하에 봄을 들여놓고 남도엔 일찌기 꽃망울 터져 봄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도심에선 삶에 쫓겨 꽃이 피는지, 푸성귀가 새로 나는지 도통 염두도 없다가, 생각을 한적히 풀어 놓으니 자연이 보입니다. 이곳 저곳에서 힘껏 삶의 대궁을 타고 올라와 작렬하는 꽃들! 계절은 삶의 이정표를 어디다 두어야 할지 알게 합니다. 이번 여행 이후 남도 여행을 다시 계획해 볼까 합니다.ⓒ전경일 2009. 3. 16.
입을 벌려라 삶은 굳게 입을 다무는 게 아니다. 말 수는 적어도 먹고 사는 입은 활짝 벌려 비를 받아야 한다. 먹고 살 양식을 모아 두어야 한다. 엎어진 장독을 보며, 저런! 저건 아닌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전경일,humanity.kr 2009. 3. 13.
삶은 크고 작은 것들이 어울리는 것 우리나라 성곽이나 담장이 그렇듯, 크고 작은 돌들이 모여 단단한 형세를 이룬다. 크고 작은 것들...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완당의 서체를 볼때 느끼는 것도 이와 같다. 크고 작은 것들의 조합이 꽉 차여진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득 들어 있는 감응이 인다. 작은 것과 큰 것의 어우러짐, 어느 하나 버림없이 쓰임이 다 있는 삶과 세상. 그런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전경일, www.humanity.kr 2009. 3. 13.
오래된 우표책을 찾다 엄마가 어렸을 적부터 모으던 우표책이 큰 딸아이에게 넘어 갔다가 드디어 둘째 녀석 차지가 됐다. 비어 있는 칸을 채우기 위해 우표를 사오라고 해서 우체국에서 최신 우표를 2만원어치나 샀다. 둘째는 앞으로 어떤 우표를 모으게 될까. 거기엔 어떤 작은 즐거움이 있을까? 내가 모으던 우표책을 오래 전 조카에게 물려주었다고 하니 불만이다. 하하하... 전수란 그건 것 아닌가. ⓒ전경일, www.humanity.kr 2009. 3. 13.
전경일의 등단시 詩를 만지며 스무해가 지났어도 제대로 된 한편의 시를 얻지 못하고 있다. 99년 등단 이후, 200여편의 시가 노트북 하드와 함께 날아갈 때 - 거의 사경을 헤매이는 듯했다. 그후 시들을 다시 만지며 마음을 헤아리고 있으나, 여전히 詩를 모른다. 시를 모른다는 건 삶의 줄기를 제대로 세우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오래전 묵은 시를 디카로 찍었다. 그 무렵 겨울 시와 지금의 상황이 너무도 같지 않은가. (민음사), 1999년 겨울호 2009.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