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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185

그 아이가 물에 빠져 죽는 걸 지켜보기만 할 거요? 그 아이가 물에 빠져 죽는 걸 지켜보기만 할 거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에 위치한 시애라 사막. 이 황량하기 그지없는 사막에 벨딩 땅다람쥐(Belding's Ground Squirre)가 살고 있다. 이 조그마한 설치류는 1년 대부분은 동면을 취하고, 여름 한철(3~4개월)에만 땅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잠에서 깨는 것과 동시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굴 밖으로 나와야 한다.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서는 굴 밖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천적들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맹금류, 뱀, 족제비 같은 포식자들을 만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일상적 상황이며, 삶은 목숨을 내 건 위험한 도박에 내맡겨져 있다. 새끼를 낳아도 가을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놈은 40~60퍼센트에 불과하다. 이들은 생존에의 가능성을 높이고자.. 2016. 10. 19.
확산을 부르는 밑바탕에 깔린 힘, ‘바탕력(力)’ 확산을 부르는 밑바탕에 깔린 힘, ‘바탕력(力)’ 모든 일은 바탕에서부터 결정 나 있다.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의 조교수 가토 요코 씨가 지은 ⟪근대일본의 전쟁논리⟫를 읽다보면 불현 듯 색다른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근대 일본이 어떻게 군국주의로 치닫게 되었는지 밝히고 있는데, 그가 쓰는 키워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소지(素地)’라는 개념이다. ‘소지’란 어떤 사람이나 대상의 본바탕에 깔려 있는 어떤 일을 일으키거나 이루게 될 가능성을 말한다. 사전적 정의가 이렇다. 비슷한 뜻으로, ‘어떤 까닭으로 생긴 일’을 뜻하는 ‘소치(所致)’가 있다. 전자가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후자는 원인에 따른 결과를 뜻한다. 이 점에서 엄연히 차이 있다. 가토 교수는 이 이론으로 근대 일본이 취했던 극적 전환기를 분.. 2016. 10. 13.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창의적 사고법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창의적 사고법 세상의 모든 지식은 혼혈이다. 이 말은 언제고 맞다. 낡아 보이는 지식도 뒤섞으면 새로운 해석을 낳는다.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시각으로 사물이나 사상(事象)을 엿볼 수 있다. 새로운 착상으로 사고의 영역 간 벽 허물기를 직접 살펴 볼 수 있는 예가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 ‘경복궁 속의 수학’ 또는 ‘경복궁과 관련된 실생활 수학’이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경복궁 처마에서 수학읽기’로 알려진 문제와 그 원리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눈앞에 보이는 처마의 서까래에서 발견되는 수학적 원리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아름다운 처마 끝은 y=cosh x=(ex+e-x)/2 함수(hyperbolic cosx)를 포함한 현수선(catenary) y=c1 cosh(x-c2)/c1을 떠.. 2016. 10. 6.
‘편지 공화국’과 ‘런던 라이브’를 아시나요? ‘편지 공화국’과 ‘런던 라이브’를 아시나요? 새로운 지식을 찾는 것도 의미 있지만, 옛 지식을 잘 복원만 해도 뜻 깊게 쓸 수 있다. 이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사실(또는 진실)을 알게 되고, 인류 문화사적 가치를 찾아 낼 수도 있다. 스텐포드 대학에서 수행하고 있는 ‘편지공화국 매핑(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 프로젝트가 그 예에 속한다. ‘편지 공화국(Republic of Letters)’이란 17, 18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원거리 편지 교신으로 지식과 감성의 공감대를 형성해 온 문화적 공동체를 지칭한다. 예전에 유행한 펜팔과 같다고 보면 된다. 요는 특별한 사람들 사이의 서신 왕래라는 점이다. 이때 편지를 주고받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17, 18세기 유럽과 미국의 계몽.. 2016. 9. 30.
‘기어오르는 물’이 주는 역발상의 교훈 ‘기어오르는 물’이 주는 역발상의 교훈 지구 전체에는 약 13억5600세제곱미터의 막대한 물이 존재한다. 그 물은 안개, 수증기, 빗방울 등 다양한 양태로 순환하다가 종국에 가서는 비로 내린다. 이렇게 올라간 수증기는 비가 되어 한 방울의 빗방울은 1제곱센티미터 당 약 0.18킬로그램의 힘으로 지표면을 때린다. 한 방울의 비가 떨어지면 그걸 신호로 1초간 100제곱센티미터의 지면에 약 13만 개의 물방울이 떨어져 메마른 대지를 적셔 나간다. 이 힘은 모아져, 격언에서도 말하듯, 바위도 뚫는다. 이 힘은 엄청나다. 예컨대 1시간에 25밀리미터의 호우가 4제곱킬로미터의 땅에 쏟아지는 힘은 100마력짜리 자동차 엔진을 전속력으로 가동시키는 힘과도 같다. 이 엔진은 물의 특성상 낮은 곳으로 향하며 거대한 힘을 .. 2016. 9. 23.
좋아요, 하지만 학문을 너무 잘게 썰지는 마세요 좋아요, 하지만 학문을 너무 잘게 썰지는 마세요 오랜 시간, 철학자들은 우리가 어떻게 사물을 알까 하는 문제, 즉 감각의 문제에 크게 흥미를 가져왔다. 동시에 모든 면에서 점진적인 발전을 꾀해 온 과학도 점점 감각이란 영역에 다가갔다. 생리학자들은 감각기관의 작용방식에 관해서 많은 사실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자극이나 반응 같은 심적인 현상에도 연구의 손길을 계속 뻗쳐왔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철학과 생리학이라는 심리학을 겨냥한 두 개의 학문영역은 합체되게 된다. 그 결과 감각이나 지각 연구에 물리학적 방법을 적용한 실험심리학(實驗心理學, experimental psychology)분야가 탄생한다. 요즘 말로 일종에 통섭을 한 것이다. 통섭이 오늘날에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영국의 .. 2016.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