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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185

유목민에게서 배우는 절제의 미학 유목민에게서 배우는 절제의 미학 A: 암말 8, 수말 1, 암소 10, 수소 1마리 B: 말 30~50, 양 100, 대형가축 15~20, 염소 20~50마리 C: 말 15, 낙타 2, 대형가축 6, 양 50마리 A, B, C 위 세 개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초원지대를 잇는 몽골 대초원, 우즈베키스탄 등 각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5인 가족 유목민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필요 가축 수다. 유목을 하는 사람들은 목축을 통해 생산한 물품을 농업 생산물과 교환해 살아간다. 유목민 경제는 이 정도 가축은 갖고 있어야 단순 재생산이 가능해 진다. 경제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절대치라는 얘기다. 아프리카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단 북부의 카바비쉬인들은 한 핵가족이 독자적으로 생존하려면 대략 낙타 2~25마.. 2016. 8. 31.
저 까마귀는 틀림없이 밀밭을 다 먹어치울 거요 저 까마귀는 틀림없이 밀밭을 다 먹어치울 거요 예술은 무엇을 그려내는가? 숫한 예인(藝人)들이 화두로 삼고 있는 문제가 이것일 것이다. 내가 내린 정의는 예술은 표상(表象)을 잡아내고, 심상(心象)을 불어 넣으며, 화가일 경우에는 그가 지향하는 완성된 세계를 그려내는 것이다. ‘이것이 그림이다!’라고 외칠 수 있을 만한 것, 그것을 화폭에 잡아넣고자 평생 붓을 휘두른다. 그 때문에 화가가 절실히 느꼈을 밖의 세계는 내면세계와 중첩되며 그림에 오롯이 배어난다. 기능만으로 그린 그림과 혼을 담은 그림이 완전히 차원이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 두 절대 화가와 그들이 남긴 작품은 혼의 세계를 웅변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가) (나) (다) 3 점의 빈센트 반 고흐(1853.3.30.~1890.7.29).. 2016. 8. 22.
셰익스피어와 인도신화에서 인간에 대해 묻다 셰익스피어와 인도신화에서 인간에 대해 묻다 내가 먼저 할 일은 나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찌 자신이 진실치 못하면서 남이 나에게 진실하기를 바라겠는가? 만일 그대가 그대에게 진실하다면 밤이 낮을 따르듯 아무도 그대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사람이 누군지 본질에 대해서 알 수 있다면, 인간사 모든 것을 꿰는 것일 게다. 사람 속에 삶의 지혜가 올곧이 들어 있다. 그래서 문학 작품을 읽는 작업은 ‘사람읽기’의 연장선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다보면 인간 군상을 발견할 수 있다. 우정과 배신, 지혜와 무지, 욕망과 절제, 사랑과 복수가 뒤얽히는 인간 군상이 속속 드러난다. 이 대문호의 작품을 접하며 인간 세계에서 수없이 만나는 사람들, 갈등 요인에 나름 해법을 찾.. 2016. 8. 5.
조선 농법에서 배우는 놀라운 혁신의 비밀 조선 농법에서 배우는 놀라운 혁신의 비밀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이 눈부신 성과를 이끌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기존에 해오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한다. 혁신의 깊이나 크기도 달라져야 하며, 전체 판을 뒤엎는 획기적인 발상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도 전체적인 맥락을 알고, 전체 해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성장의 덫에 갇힌 현재의 답답한 교착상태를 깨뜨릴 수 있다. 이 점에서 조선 초 혁신 농법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적절한 해법이 되어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사기술의 성전(聖典)이라 할 ⟪농사직설(農事直說)⟫(세종 11)은 농업생산성과 구조 혁신 분야에서 완전히 다른 차원을 열어젖힌 실험연구서였다. 농법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타분야로 확장된 ‘확산적 사고(divergent .. 2016. 7. 22.
삶과 죽음을 가르는 작은 인지력의 차이 삶과 죽음을 가르는 작은 인지력의 차이 1965년 이집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막 정찰대가 순회하던 중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절명한 네 사람의 사체를 발견했다. 사막 가운데서 그들이 어떻게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는지 궁금해 하던 중, 한 사람이 남긴 노트가 발견되어 죽음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기록자는 죽기 수 시간 전 자신들에게 있어났던 일을 상세히 적고 심지어는 사진을 찍어 놓기까지 했다. 이 기록으로 정찰대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고, 사고를 재현해 낼 수 있었다. 탐험대원들은 이집트에 사는 독일인들이었다. 일행의 임무는 리비아 사막을 횡단하여 약 480킬로미터 전방의 시바 오아시스에 있는 로마인의 궁전 자취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사고가 나기 전 날, 두 대의 폭스바겐 세단과 스테.. 2016. 7. 12.
탈페라=탈+춤+오페라의 창조적 발상 탈페라=탈+춤+오페라의 창조적 발상 휴가차 찾은 제주도 초가(草家)에 들어서면 ‘정낭’이 떡하니 막아선다. 3개에서 4개 정도의 구멍이 뚫린 주석이나 정주목을 세우고 정낭을 걸쳐 놓는 풍경은 외지인들에게는 이국적이기만 한 풍경이다. 하지만 제주도민에게는 생활의 일부분이다. 정낭을 치는 생활 습속은 외부인과 내부인에 대한 표시 방식에서 비롯된다. 가로대가 놓이는 방식에 따라 누가 안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일종의 민간 출입시스템이다. 정랑을 보고 있노라면, (가부(可否)의) 예스/노, (문(門)의) 개/폐, (전등의) 점/멸처럼 1/0로 표현되는 디지털 컨셉이 왜 우리에게서 먼저 착안되지 않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안을 들여다보려는 투시와 밖에 대고 안의 상태를 드러내 보이는 외표(外表)는 서로 어우러져 .. 2016.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