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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185

곡선은 왜 휘지 않고 똑 바른가 곡선은 왜 휘지 않고 똑 바른가 18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수학자들의 관심사는 ‘17세기적 발견’에 머물러 있었다. 그들을 사로잡은 이는 두 명의 혁신적인 수학자였다. 인류 역사상 누구보다도 위대한 수학자로 만유인력과 세 가지 핵심적인 운동 법칙을 통찰해 낸 아이작 뉴턴이 대표적 인물이다. 또 “빛이 지나는 경로는 두 지점을 잇는 경로 중 지나는 시간을 가장 짧게 하는 경로를 택한다”라는 페르마 원리로 유명한 피에르 드 페르마가 나머지 한 사람이다. 이 두 수학자의 위대한 발견에 힘입어 18세기 수학자들은 변화와 우연의 실용 영역을 탐구하는 데 몰두했다. 이런 맥락에서 페르마가 주사위의 점이 몇 개 나타날지 예측하는 확률론을 착안해 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시기에 이르면 수학은 더는 새로울 것도,.. 2016. 4. 29.
바람이 불려면 어딘가에 반드시 무풍대가 있어야 한다 바람이 불려면 어딘가에 반드시 무풍대가 있어야 한다 지리학자들에 의하면, 태양 광선은 지구의 전 표면을 동일하게 덥히지 않는다. 지표면의 복사열도 어디서든 같은 게 아니다. 태양 광선은 적도지역에서는 지표에 거의 수직으로 비추지만 극에 가까운 곳에서는 비스듬히 비춘다. 때문에 적도의 공기는 극의 공기보다 당연히 덥다. 대기를 열기관으로 하여 바람을 불게 하는 것은 이 온도차다. 만약 지구가 자전하지 않는다면, 적도 부근의 더운 공기는 계속 상승하여 극 쪽으로 흐르고 극의 찬 공기는 밑으로 가라앉아 적도 쪽으로 흐르는 끝없는 공기 순환만이 규칙적으로 반복될 뿐이다. 그러나 지구는 돌고 있고, 태양이 비추는 지표면도 언제나 똑같지는 않다. 공기의 순환 원리는 이렇게 만들어 진다. 이 같은 원리에 따라 태풍 .. 2016. 4. 11.
로마의 길은 지금도 계속 달린다 로마의 길은 지금도 계속 달린다 영국 산업혁명 초기 대표적 기술자 중에 운하 건설자인 제임스 브린들리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자기 영지에서 산출되는 석탄을 수송하기 위해 맨체스터까지 운하를 놓을 것을 계획한 브리지워터 공작(3rd Duke of Bridgewater)에게 고용되어 운하를 만든 장본인이다. 이 운하는 워슬리 산에서 16킬로미터 떨어진 공업도시 맨체스터로 석탄을 운반하는 토목 공사로 영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것이었다. 영국에서는 1759년까지 장거리 운하가 없었고, 도로 사정도 아주 나빴으며, 석탄과 그 밖의 물자는 말 등에 실어 운반했었다. 동물의 등짐을 빌은 석탄 수송은 효율성이 너무 낮아 나날이 발전하는 공업 분야의 석탄 수요에 부응할 수 없었다. 이를 대체할 뭔가 획기적인 방안이 요구되.. 2016. 4. 6.
남아프리카 대초원에서 ‘학익진법’을 찾다 남아프리카 대초원에서 ‘학익진법’을 찾다 ‘일제집중타방전법(一齊集中打方戰法).’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조금은 낯선 한자어인 이 말은 병법에서 나온다. 자원을 한 곳에 집중해 적을 물리치는 전법을 뜻한다. 이 전략은 저 유명한 ‘학익진법(鶴翼陣法)’에서 찾아진다. 학익진의 진용을 떠올려보고자, 드넓은 한산도 앞바다에 뛰어들면 400여 년 전 임진왜란 시기 이순신 장군이 맹활약한 한산․안골포 해전을 만나게 된다. 이 작전에서 장군은 저 유명한 학의 날개로 적을 감싸 적세(賊勢)를 꺾으며 일대 전환을 꾀해 냈던 것이다. 이 절체절명의 시기, 아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한산대첩은 임진년(1598) 7월 6일부터 13일까지 8일간에 걸쳐 한산(견내량) 및 안골포에서 적선 89척을 격침시키고, 1.. 2016. 3. 14.
터키에서는 피자, 유럽에선 파스타, 한국에서는 ‘3천년 빵’을 먹어야하는 특별한 이유 터키에서는 피자, 유럽에선 파스타, 한국에서는 ‘3천년 빵’을 먹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 “밀은 벼과 밀속에 속하는 1년생 초본으로 현재 23종이 재배되거나 야생종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지역 음식은 왜 돌아와서 먹어보면 현지 맛과 다를까? 특정 음식은 왜 해당 지역에 가서 먹을 때라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세계 어디서건 먹을 수 있지만 터키에서는 피자를, 유럽에서는 스파게티를, 한국에서는 3천년 빵을 먹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 같은 것 말이다. 이 답을 찾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야생을 누비다 우리 곁에 와서 길들여진 밀(소맥小麥, wheat) 품종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밀속(屬)에 대한 세포유전학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1930년대 무렵부터였다. 그 당시 주된 관심은 .. 2016. 2. 2.
자신과 세상을 변혁시킨 책 떨이와 책 쓰기 자신과 세상을 변혁시킨 책 떨이와 책 쓰기 흔히 독서를 하면 상상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당연히 일리 있는 얘기다. 하지만 독서가 주는 진정한 힘은 그보다는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반추와 각성을 통해 통찰의 힘을 얻게 한다. 나는 이걸 가리켜 ‘반각통(反覺通) 추성찰(芻醒察)’의 세계라고 부른다. 기존의 사고․관념에 반(反)하여 깨달음을 얻고, 이치를 되짚어 봄으로써 어리석음을 깨뜨려, 자신과 세상의 진면목을 살피게 한다. 맹자가 말한 ‘깊이 파고들어 스스로 터득하는 경지(深造自得之境)’가 바로 이것이다. 선인들이 책을 많이 읽거나[多讀], 많이 생각하거나[多商量], 많이 쓰는[多作] 이른바 삼다(三多)를 최고의 학문 정진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폭넓은 인식관․세계관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이 세 개.. 2016.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