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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연구소285

요약 좀 해 봐 후배 중에 그림 꽤나 그리는 녀석이 있다. 이른 바, 라는 직업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쓱쓱 연필을 몇 번만 움직여도 그림 한 장은 거든히 그려댔다. 오랜만에 만난 녀석에게 다짜고짜 달려들어 나를 그려보라고 했다. 녀석은 멀뚱하게 눈을 뜨더니 손사래를 쳤다. “형, 나 그런 거 잘 못해요.” 나는 피식 웃으며 재차 요청을 했다. “나를 좀 요약해 보라고. 왜 그런 거 있잖아? 캐리커천가 뭔가 하는. 술 한잔 산대두.” 후배에게 예술작품으로 그려 주는 것이 아니라는 꼬리표를 달고 그림 하나를 얻었다. 거기다가 내 나름대로 제목 하나 달아봤다. 후배 왈, 내 얼굴을 요약하면 이렇다나. 안경을 꼈고, 코가 크며, 머리는 쭈뼛쭈뼛하다. 내 머리카락은 너무 굵다 등등. 아무튼, 나는 이 캐리커처를 종종 보게 된다... 2010. 3. 30.
힘과 국제관계의 상관성이 글로벌화를 촉진하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과 다양한 문화적 특성으로 말미암아 광개토태왕의 경영의 특징은 개별성이 아니라 상호관련성에 집중된다. 바야흐로 제국적 토양이 마련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토의 확장과 함께 고구려는 국제성을 강화시켜 나간다. 나아가 글로벌화의 중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낸다. 고구려가 지닌 국제적 발상은 스텝지역을 비롯한 다양한 종족과 문화를 연결하고 아우르는 확장성의 결과였다. 국토가 팽창됨에 따라 다종(多種)과 이기(異岐)의 문화권과의 교류가 더욱 가속화되며 제국다운 면모를 지니게 된 것이다. 예컨대, 고구려는 전통적으로 농업정착문화권에 있는 한족과 이에 대립하는 유목문화권의 흉노(匈奴)·선비(鮮卑)·유연(柔然)·돌궐(突厥)·거란(契丹)과 같은 제(諸)스텝세력, 나아가 동북만주에 산재하며 시대.. 2010. 3. 30.
고구려는 전사들의 국가 고구려는 주지하다시피 처음부터 강대국으로 창업된 게 아니었다. 경제적 기반도 열악하기만 했다. 거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구려는 출발부터 전사국가(戰士國家)를 지향했다. 군사력으로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팽창책은 국초부터 일관된 정책이었다. 이는 이후 고구려가 환경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힘으로 주변 세력을 통합하고 지배해 나가는 방식이 된다. 철저하게 힘에 의한 정치, 힘에 의한 균형, 힘에 의한 확장책을 꾀함으로써 국세를 떨치고자 한 것이다. 이처럼 고구려의 발전과정에는 대내외적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 즉, 환경이 전형적인 전제적 군사국가로 발돋움해 나가는 배경이 되는 셈이다. 고구려가 창업 이래 군사편제와 군사역량을 강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였다. 나아가 온 국민이 생.. 2010. 3. 26.
5세기, 그때 둥북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4세기 전반, 동북아를 둘러싼 각국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이루어진다. 위기와 기회가 병존하고, 5호 16국이 각국의 득실에 따라 역학 관계가 성립되었다. 이것이 국제 정치의 본질이었다. 실익은 그 어떤 대의보다도 중요했다. 대륙의 패권을 놓고 생존과 멸망의 선택이 놓여있던 극도로 첨예한 대립과 우호, 경쟁과 협력의 국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 시기 동북아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었다. 예컨대, 동진(東晋)과 연(燕)은 우호관계를 맺었고, 중간의 후조(後趙)는 고구려와 군사적 동맹 관계를 맺게 된다. 반면, 고구려는 연을 적대시하는 후조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한편으로 동진과 동시교섭 정책을 펼친다. 이런 와중에 후조와 연, 연과 고구려는.. 2010. 3. 24.
광개토태왕, 대륙을 경영하다 2004년 여름, 나는 만주로 갔다. 옥수수 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를 쏘아보는 내게 형언할 수 없는 감회의 회오리가 몰아쳤다. 대륙은 드넓었고, 그곳엔 외지인들이 살고 있었다. 나의 조국 고구려는 나와는 무관한 듯, 그렇게 버려진 땅이 되어 천년 넘게 짓밟혀 있었다. 고구려는 내게 숫한 세월의 더깨에 가려진듯, 지워진듯, 애써 희미한 모습으로 다가왔다가는 어느 새인가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 주곤 했다. 영원의 침묵으로, 침묵의 웅변으로 성큼 다가섰다. 그대는 지금 고토를 밟고 있노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잊혀 지지 말아야 한다는 역사의 절박감으로 내게 몰아쳤다. 나는 발걸음을 멈춘 채, 그 찬란했던 역사의 일편(一片)이라도 붙잡고자 애썼다. 고구려는 어떻게 이 광활한 대륙을 다스릴 수.. 2010. 3. 24.
속앓이, 이건 밑지는 장사예요 처음부터 잘못된 거다. 아무리 세상을 긍정하려 해도 강남집값만 보면, 세상이 잘못 돌아가도 한참을 잘못 돌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강남 집값이며, 애들 교육비며, 온 나라가 강남 스트레스, 서울대 스트레스에 쌓여 살아가는 꼴이다. 누군가는 어정쩡한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있는 놈들이 죄다 강남에 모여사니 모든 정책이 강남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사정은 나아지는 것 없이 서울은 미친듯이 팽창되고 있다. 그 속에 맞벌이들이 어엿한 계층 내지 부류로 살고 있다. 이런 대도(大都) 서울에 살다보니, 이젠 경기 일원으로만 이사 가도 밀려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상, 서울 인근에 산다는 것이 해법이 되지도 못한다. 오히려 재산세는 강남보다 적지도 않다. 게.. 2010.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