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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일428

어디를, 어떤 길로 오를 것인가 험난한 산군을 오를 때 우리는 선등자가 만들어 놓은 러셀에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미답의 영토라면 스스로 등로를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 만일 리더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말하면서, 어떻게 가야 할지를 말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결과에 대해 무척 당황하게 될 것이다. 2차 대전의 영웅 패튼 장군의 말이다. 어떤 방법으로 지금의 위기를 뛰어 넘을 것인가. 그것은 산세에 있다. 다시 말해 위기든, 경영환경이든, 바로 문제 속에 답이 있다는 얘기다. 어느 산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그렇다면 그 산은 별다른 흥미를 끌지 못할 것이다. 산들은 서로 연결되어 산악을 이룬다. 어떤 산도 산악이 되기 위해서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정상을 치고 올라가기 위해 등반대장은 산군의 무리를 조망한다. 올려보며 전략을.. 2009. 2. 2.
산은 산이오? 변화는 남다른 혁신 등반을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 남들이 오른 방식으로는 생존조건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산도 과거와 같은 산일 수 없다. 그대가 산을 오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남들이 벌여놓은 사업이나, 강자에 의존적인 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생존을 보장하는가? 그렇지 않다. 변화무쌍한 시계(視界), 변화의 크레바스가 곳곳에 놓여있는 고산등반과도 같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전과 다른 루트를 올라야 한다. 누구도 오르지 않은 전인미답의 산은 엄청난 위험이 뒤따르지만 멈춰 있다면 죽음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올라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생존조건이 되기에 오늘도 산꾼들은 경영의 산을 넘어 새로운 초원지대를 찾아 나선다. 어제가 과거인 극적인 상황을 접하며 우리는 갑작스런 일기의 변.. 2009. 2. 2.
산 전 경 일 산에 올라본 사람은 알지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다는 것을 앞서다 보면 뒤서게 되고 뒤서다 보면 앞서기도 한다는 것을 엎치락뒤치락 하는 산행이 우리네 사는 것과 꼭같다는 걸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지 길 위에서 선다는 것은 불현듯 깔딱고개도 만나야 하고 홀로 너럭바위와도 맞닥뜨려야 한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있지 때로는 바람의 길을 지나며 훌훌 털어내 버릴 듯 고함치지만, 천만 개 협곡이 내 안에 울울창창 들어차 있어 절로 얼굴 붉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가 있지 산꾼이라면 지금 오르는 길이 정상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톳이 후미진 곳으로 한없이 낮아지는 길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 떠남으로써 돌아오는 길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스스로 몸을 일으켜 본 저 산악은 알고.. 2009. 2. 2.
자운봉 자운봉 전경일 아무래도 나는 산으로 가야겠다 수직의 세상 아래 수평의 세상이 놓여 있는 곳 서 있는 것이 누워 있는 것이고 누워 있는 것이 곧추 서 있기만 한 저 바위 끝 절벽을 향해 높이를 톳아대는 산 아래 답답함 떠나 곧추어 서 있기만 해도 평등한 수평의 세상 저 자운봉 끝으로 아무래도 나는 산으로 가야겠다 내 몸 위로 산을 세우고 세상을 띄워 마침내 성숙한 여인의 살을 파고드는 사내의 입김처럼 부처님 손바닥 같은 자운봉 한 모퉁이에서 내가 놓이게 될 세상의 끝을 향해 마음의 평정과 균형을 얻으러 나, 저 바위 위에 오르고 싶다 저 아래 후미진 세상 가득 채우는 물이 되기 위해 나 아무래도 바위를 타야겠다 채우고 비우는 게 인생이라는 극진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나, 수직의 바위에 몸을 던진다. 전경일. 2009. 2. 2.
겨울 치악산 겨울치악산 전경일 너는 벌거숭이 산 세상의 산 오르고 난 뒤 합장하고 만나는 마지막 산 폭풍우 몰아치고 폭설 사정없이 몰아칠 때 세월이 무심히 밟고 간 산 오르도록 허락한 산 내려오도록 인도한 산 말 못하는 까치의 산 아버지 뒷모습같이 긴 그림자의 산 너는 산 나는 산 산 따라 오르는 또 다른 산 산에서 만나는 사람의 산 벌거숭이 산 외로운 산 雪山, 너는 눈 내린 겨울 치악산. 전경일. (김영사) 2009. 2. 2.
깊은 산속 샘물 깊은 산속 일표음(一瓢飮) “카아- 시원타!” 지리산 중턱에 올랐을 때 김명득 사장은 표주박으로 샘물을 떠 마시며 생애의 온갖 희로애락이 씻겨나가는 듯한 기분을 맛보았다. 고통이 다하면 감로수가 찾아온다고 했던가. 처음엔 빚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빚을 가리고 나자 돈이 조금 모였다. 손에 돈이 들어오니 다른 사업으로 눈이 돌아갔는데 코가 깨지려고 그랬는지 투자를 하자마자 IMF가 터졌다. 무리다 싶기도 했지만 김 사장은 이 고비만 잘 넘기면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왕 들어선 길인 데다 뭐든 크게 생각하라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불운은 문을 열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든다고, 사업을 크게 벌인 순간 핵폭탄급 외환위기가 찾아들었다. 가족이 길거리로 나앉았을 때 그는 혀를 깨물었다. 일이 꼬여도 분수.. 2009.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