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037 덕유산을 바라보며, 四時의 엄중함을 읽다 가족과 함께 남도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최근 쓰고 있는 글을 완성하려는 현장 답사 차 다녀온 셈이죠. 덕유산휴게소에서 바라본 산은 春陽에 놓여 있어도 설화를 잔뜩 겨안고 있는 폼이 역시 눈의 산, 덕유 같더군요. 봄볕은 쏟아지고, 이제는 물러서야 할때, 4월중순까지 잔설은 남아 있다가 겨울이 올 때까지는 퇴각명령을 수행해야겠지요. 인생이 이렇듯 때를 알고 살아야 하는 것일진데, 제 계절이 아닌 것들이 요란하기만 합니다. 때가 가고, 때가 오는 나이 - 산꾼들이 듬성듬성 휴게소로 모여듭니다.ⓒ전경일, 2009. 3. 16. 입을 벌려라 삶은 굳게 입을 다무는 게 아니다. 말 수는 적어도 먹고 사는 입은 활짝 벌려 비를 받아야 한다. 먹고 살 양식을 모아 두어야 한다. 엎어진 장독을 보며, 저런! 저건 아닌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전경일,humanity.kr 2009. 3. 13. 삶은 크고 작은 것들이 어울리는 것 우리나라 성곽이나 담장이 그렇듯, 크고 작은 돌들이 모여 단단한 형세를 이룬다. 크고 작은 것들...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완당의 서체를 볼때 느끼는 것도 이와 같다. 크고 작은 것들의 조합이 꽉 차여진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득 들어 있는 감응이 인다. 작은 것과 큰 것의 어우러짐, 어느 하나 버림없이 쓰임이 다 있는 삶과 세상. 그런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전경일, www.humanity.kr 2009. 3. 13. 오래된 우표책을 찾다 엄마가 어렸을 적부터 모으던 우표책이 큰 딸아이에게 넘어 갔다가 드디어 둘째 녀석 차지가 됐다. 비어 있는 칸을 채우기 위해 우표를 사오라고 해서 우체국에서 최신 우표를 2만원어치나 샀다. 둘째는 앞으로 어떤 우표를 모으게 될까. 거기엔 어떤 작은 즐거움이 있을까? 내가 모으던 우표책을 오래 전 조카에게 물려주었다고 하니 불만이다. 하하하... 전수란 그건 것 아닌가. ⓒ전경일, www.humanity.kr 2009. 3. 13. 자기 몫은 꼭 해 낸다 한국 축구를 보고 있노라면, 화려한 스타급 플레이어 뒤에서 훌륭히 조연 역할을 해내고 있는 많은 선수들을 발견하게 된다. 카메라가 공을 넣은 선수를 쫓고 있을 때, 앵글에는 잡히지 않지만 저 멀리 어시스트한 선수들을 생각하게 된다. 연전에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상암구장에 갔었는데, 붉은 악마 출신인 이 친구는 골이 터지자 내게, “뒤를 보세요. 공을 넣은 저 선수 말고, 저기까지 전술을 수행해 낸 친구들을요” 하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 친구 말마따나 공을 쏘아올린 뒤에 포진한 선수들은 다시 긴장 상태로 전방을 주시하는 것이 보였다. 그들 모두가 각자 자기 몫을 재대로 해내는 일체감이 느껴졌다. 나는 그때, 작으나마 깊은 감명을 받았다. 흔히 가치라 함은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을 얘기하는 경향이 있.. 2009. 3. 9. 山아, 山아 높은 山아~ '전경일' 소장 편 저자를 만나다 | 2009/03/04 14:23 | Posted by 북세미나블로그 "내려오는 절차, 순서, 때를 알고 자연스럽게 등로를 밟는 것이 산행의 원칙이다. 올라갈 때 잔뜩 짊어졌던 마음의 짐을 내려올 때 메고 온다면 그건 제대로 된 산행이 아니다. 묵은 감정과 사고는 산정에 두고 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은 올라가도 마음이 나아가지 못하고, 몸은 내려와도 마음은 갈 곳이 없다." - 책 서문 中 무언가에 오르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원하던 바에 오르면 누구나 좋아한다. 그렇지만 비우는 법까진 깨닫지 못하는 게 범인(凡人)이다. 그래서 서문에 등장하는 위 글귀를 읽었을 때 무릎을 탁 쳤나보다. 어릴 적, '내려올 건데 왜 올라가는 거지?'라고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이런 생각 탓에 꼬마였던 .. 2009. 3. 6. 이전 1 ··· 130 131 132 133 134 135 136 ··· 173 다음